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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을 다루는 것이 비교육적인 것인가요? - 김진혁/EBS PD
언론 탄압 | 2008-05-16 12:43:33 | 조회 6364 인쇄하기
http://blog.usimin.co.kr/24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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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는 언론탄압의 극을 달리고 있습니다.

김진혁/지식채널e PD

 


안녕하신지요? 지식채널e PD 김진혁입니다.

 

오늘 저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을 겪었습니다. 지식채널e 금주 방송분 중 한편인 '17년 후'를 오늘부터 지상파와 플러스에서 모두 내리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17년 후는 현재 가장 예민한 이슈인 광우병을 다룬 내용입니다. 예민한 내용인 만큼 현재 치열한 공방이 오고가는 협정 관련 내용을 직접 다루지 않고, 과거 영국에서 일어났던 광우병 관련 일들을 fact만 나열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굳이 이처럼 조심스럽게 접근을 한 이유는 EBS가 가지고 있는 현실적 여건과, 지식채널e라는 프로그램이 PD수첩과 같은 시사프로그램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충분한 자기검열을 통해 제작을 했다는 말이죠.

 

그래서 메시지도 굉장히 건전(?)합니다. 영국의 잘못을 거울 삼아 안전하다고 장담 말고 미리미리 대비를 잘 하자... 정도입니다. 이 정도 수위는 보수언론에서도 사설이나 칼럼을 통해 얘기하는 매우 상식적인 수준의 비판인 셈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저 광우병 관련 아이템이란 이유로 월요일과 화요일 방송이 된 내용을 수요일부터 방송하지 말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 지식채널e 시청자게시판(2008.5.16 오후 1시 현재). 외압으로 인해 해당 프로그램의 방송중단 사태가 알려진 이후 인터넷 등을 통해 엄청난 항의가 빗발쳤고 2008.5.16 현재 다시 정상 방송중이다.

 

처음엔 감사팀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현재 청와대에 파견 근무를 나가 있는 감사원 직원분이 광우병을 다룬 지식채널e 두 편에 대해서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다며 감사팀으로 전화를 하셨다고 하더군요.

 

저는 감사 쪽에서 프로그램의 내용을 궁금해 하는 것이 의아해서 팀장님을 통해 어떤 이유에서 그러는 건지 여쭤봐 달라고 했고, 그냥 요즘 광우병 관련 내용이 민감하니까 개인적으로 궁금해 해서 그렇다는 이야기를 듣고 별 생각 없이 프로그램 콘티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나서 팀장님을 통해서 오늘부터 17년 후를 내리라는 본부장님 지시가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더욱 의아했습니다. 17년 후는 이미 이틀이나 방송이 됐고, 인터넷에는 엄청나게 많은 양이 퍼진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지식채널e는 다들 아시다시피 방송보다는 인터넷으로 많이 시청하고, 개인 블로그에 퍼가는 사례가 빈번합니다.)

 

팀장님과 함께 본부장님을 찾아뵙고 방송 내용이 문제가 있다고 보시는지 여쭤 봤습니다. 본부장님께서는 내용은 문제가 없다고 하시더군요. 그러면 이런 결정을 어느 분께서 하셨는지 여쭤 봤습니다.

 

그래서 다시 부사장님을 찾아뵈었습니다. 부사장님께서는 EBS 전체의 이익을 위해서 방송을 내리는 것이 맞다고 하시더군요. 그러면 부사장님께서 결정하신거냐고 여쭤봤습니다. 부사장님께서는 본인이 결정하신 것이 아니라 EBS 경영진이 결정한 거라고 하시더군요.

 

이미 이틀이나 방송이 됐고, 인터넷에 엄청나게 퍼져나간 내용을 한참이 지나서야 내리는 이유가 납득이 가지 않았습니다. 또한 부사장님께서도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하시니, 그렇다면 결국 내용의 옳고 그름과는 상관없이 그저 현 정권에 비판적으로 보일 가능성이 있는 아이템이란 이유로 방송을 하지 말라는 얘기로 밖에는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물론 EBS가 가지고 있는 채널파워가 부족하여 경영진이 그러한 부분에 고민을 할 수 있는 것 그 자체를 비난할 생각은 조금도 없습니다. 제가 경영진이었다고 해도 당연히 고민을 했겠죠.

 

그래서 정권에게 보일 어떠한 명분이 필요하다면, 학생들이 주로 보는 플러스에서만 내리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제안을 드렸습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거절하시더군요.

 

그래서 다시 여쭤 봤습니다. 지식채널e 방송이 갑자기 누락되면 분명 이를 이상하게 여긴 사람들이 문의를 해 올 것이고, 그렇게 될 경우 결국 외압을 받았다는 오해를 하게 될텐데, 그 부분에 대해서 책임을 지실 수 있는지 말이죠. 어차피 나간 방송이니 그냥 며칠 지나가면 될 것을 오히려 긁어 부스럼 만들 수 있지 않느냐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하지만 부사장님께서는 책임을 지시겠다고 하시더군요. 동시에 그런 일이 발생했을 때 회사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를 한 저 역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교육방송이란 교육적인 내용만을 하는 것이 옳다고 하시더군요.

 

저는 정말 궁금합니다. 교육적인 내용이란 것이 무엇인가요? 광우병을 다루는 것이 비교육적인 것인가요?

 

만약 그것이 비 교육적이라면 내용의 어떤 부분이 비 교육적인지 말씀을 해 주셔야 하는데 그저 EBS가 학생들이 많이 보는 방송이니 사회 현안에 대해서 다루는 것은 비 교육적이다 라고 하시면 EBS의 교육은 그저 입시라는 말이고, 입시 관련 내용이나 열심히 하라는 말로 밖에는 이해할 수가 없지 않나요? 그렇다면 저는 교육방송을 입시방송이라고 생각하고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는 건가요?

 

또한 저는 정말 궁금합니다. 모든 언론 매체가 광우병 관련 내용을 다루고 있는 현실에서 EBS에서는 거기에 대한 내용을 전혀 다루지 않는 것이 정말 EBS 전체의 이익을 위해서 좋은 일일까요?

 

현 정권에 대해서 비판적일 가능성이 있는 아이템은 프로그램으로 다루지 않는다면, 정말 현 정권 혹은 차후 그 어떤 정권이 EBS 전체 조직원에게 어떤 수혜를 주긴 하는 걸까요?

 

거기에 대해서 어떤 확신을 가질 수 있는 정치적인 보장이라도 되어 있는건가요?

 

아니면 그냥 조직원 중 소수의 막연한 기대일 뿐인 건가요?

 

저는 일개 프로그램을 연출하고 있는 EBS의 수많은 조직원 중 한사람에 불과합니다. 또한 지식채널e라는 프로그램이 EBS 전체를 대표한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따라서 지식채널e로 EBS 전체가 어떤 불이익을 받게 할 어떠한 권리도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세상 모두가 광우병 얘기를 할 때, 아니 그 얘기가 어떤 얘기든 많은 사람들이 그 얘기를 할 때, 그것을 전혀 다루지 않게 되면 방송국으로서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게 되고 정권과의 친밀도 이전에 시청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게되며 시청자들로부터 외면받은 방송은 그 어떤 정권도, 그 어떤 권력도 지켜주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당장은 연명해 가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방송이란 것이 궁극적으로 시청자들이 그 존재를 인정해 줄 때 지속될 수 있기 때문에, 서서히 조금씩 하지만 확실하게 기울어 가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선후배님 여러분께 여쭤 보고 싶습니다.

 

이렇게 방송을 내리는 것이 정말 EBS를 위한 길일까요?

이렇게 하면 EBS에 좋은 일들만 일어나게 될까요?

이렇게 하면 EBS는 안 좋은 일들을 피해갈 수 있는 걸까요?

이렇게 하는 방송국에서 일하는 것이 진정으로 우리가 바랐던 걸까요?

이렇게 하는 것이 과연 우리를 위한 것일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식채널e

17년 후

 

 

 

 

출처 : EBS 사내게시판 205877번

 

     

EBS, 지식채널e, 언론탄압, 광우병
덧글쓰기 | 전체글 3건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삿갓  

본문의 동영상이 버퍼가 심하신 분은

http://kr.youtube.com/watch?v=PjcHc0bi55g
08-05-16

삿갓  

영문판 어디에 있는 줄아시는 분..

촛불시위 현장과 영문판을 미국에 퍼날르면, 미국내의 축산 업자들 다 망합니다...
문제의 확산을 막기 위해 미국에서 재협상 하자고 나올 것입니다.
08-05-17

나라사랑  

미국의 오만한 인간들과 악랄한 출산업자들 폭삭 망해야 합니다.
동물성사료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천벌을 받아야 합니다.
사람이 식인하는 것과 뭐가 다릅니까?
사람이 사람을 먹으면 kuru라는 인간광우병(광인병이라고 해야 맞나?)에 걸린답니다.
천벌을 받는다는 것이 이런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08-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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