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밤 지새우고 풀잎마다 맺힌 진주보다 더 고운 아침이슬처럼..."
아침이슬 노래의 첫 소절이지요. 우리들 모두가 흥얼대며 긴 세월 불렀던 노래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가사의 의미를 어제 새벽에서야 깨닫게 되었지요. 저는 이 가사를 깨닫는 순간의 기록을 남기기 위해 글을 쓰려고 합니다.
6월 1일 경복궁역 앞, 아직 어두운 미명에 경찰은 진압작전을 시작했습니다. 경찰은 물대포를 쏘아대며 시민들 앞에 공간을 확보했고, 그 틈에 전경들이 투입됐습니다. 선두에 선 건장한 전경들은 시민들를 향해 방패를 흔들며 욕설을 해댔습니다. 한 발 두 발 전진하며 뒤따라 오는 전경들의 공간을 계속 확보했습니다.
외곽 진입 도로로부터 지방에서 긴급 투입된 전경들이 일제히 다가서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직터널과 청와대 방향으로 대치하고 있던 시민들중 일부가 분산됐습니다. 물대포의 위력은 대단했습니다. 물대포에 정통으로 맞은 시민은 아스팔트 위를 뒹굴었습니다. 물대포는 모여든 시민들을 계속 분산시켰습니다. 전경들을 막던 시민들은 계속 밀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쏘아대던 물대포가 갑자기 멈췄습니다. 물이 떨어진 모양인듯 차를 돌릴려고 했습니다. 그 틈에 시민들은 환호를 외치며 다시 모여들었습니다. 그 때 청와대 동쪽 하늘이 밝아 오기 시작했습니다. 긴밤을 지새운 우리들이 아침을 맞이한 것입니다. 찬 이슬을 온몸에 맞은 시민들은 다들 부르르 떨고 있었습니다.
동쪽에 떠 오르는 햇살과 온 몸이 젖은 시민들을 동시에 바라본 저의 머리에 순간 한 노래가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그 노래가 바로 아침이슬이었습니다. 풀잎은 기껏 산들바람에도 흔들릴 정도로 연약합니다. 밟으면 버티지 못하고 쓰러지고 맙니다. 그렇게 옛부터 민중들을 민초(民草)라 불렀나 봅니다.
여학생 한 명이 쓰러졌습니다. 물대포에 맞아 아스팔트에 머리가 깨졌는지, 전경들이 휘두르는 방패에 머리를 맞았는지 붉은 피가 철철 흘렀습니다. 시민들은 모여들었고, 그 틈을 타 전경들은 더 전진해 왔고, 다시 투입된 물대포는 두 대가 동시에 시민들을 향해 살수했습니다. 물대포에 스치듯 맞아도 정신이 얼얼했고, 온 몸에 스며든 찬물은 새벽 찬 바람에 오한을 느끼게 했습니다.
스크램이 풀려지자 전경들의 전진속도가 빨라졌습니다. 시민들은 퇴로를 따라 세종로와 안국동 방향으로 흩어졌습니다. 경찰의 진압작전은 속도가 붙었고, 광화문네거리 근처에서는 시민들을 연행하기 위해 달려들었습니다.
그렇게 시민들은 해산되었습니다.
우리들은 밟히면 밟히고, 때리면 맞는 그런 시민들입니다. 바람따라 흔들리는 연약한 풀잎입니다. 하지만 강한 생명력을 가진 민초(民草)들은 더 많이 함께 할 것이고 우리 시민들은 끝내 이길 것입니다.
5월 31일 밤부터 6월 1일 아침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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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밤 지새우고 풀잎마다 맺힌 진주보다 더 고운 아침이슬처럼 내 맘에 설움이 알알이 맺힐 때 아침 동산에 올라 작은 미소를 배운다 태양은 묘지 위에 붉게 떠오르고 한낮에 찌는 더위는 나의 시련일지라 나 이제 가노라 저 거친 광야에 서러움 모두 버리고 나 이제 가노라
내 맘에 설움이 알알이 맺힐 때 아침 동산에 올라 작은 미소를 배운다 태양은 묘지 위에 붉게 떠오르고 한낮에 찌는 더위는 나의 시련일지라 나 이제 가노라 저 거친 광야에 서러움 모두 버리고 나 이제 가노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