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하지 않은 일로 논의가 잠시 중단되었습니다. 어찌됐든 작정하고 시작한 논의이니, 마무리는 지어야겠지요. 다음 글을 기다리신다는 분들도 좀 계신 것 같고.
원래는 2~3편에 나누어서 쓸 내용들이었지만 제가 내일부터 인터넷이 안 되는 곳으로 여름휴가를 가는 관계로 부득이하게 밀린 진도를 보충하기 위해서 한 편에 몰아넣느라 스크롤의 압박과 내용의 중구난방이 일어날 수도 있겠으니 이 점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먼저, 지난 글에서 예고를 했던 [운영체계]와 [지역/직능/참여광장] 개편에 대해서 논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시민광장개조론> 시민광장 운영체계와 지역, 직능, 참여광장 개편에 관하여
1. 시민광장 운영체계개조론
(1) 단일성 운영체제에서 집단 운영체제로의 개편
현재 시민광장 운영체계는 단일성 운영체계에 가깝습니다. 대표와 집행위원장이 러닝메이트로 출마하고 복수의 팀이 출마하면 선거를 치릅니다. 일종의 대선같은 개념입니다. 물론 단일후보라면 찬반투표로 끝내면 되겠지만 복수의 후보자들이 나오게 되면 선거전이 불가피하게 됩니다.
거대한 국가를 운영하려면 정당이라는 게 있어야 하고 그 정당을 통해서 총선과 대선에서 서로의 정책과 이념을 가지고 경쟁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에 따라서 행정부와 의회의 권력관계가 형성됩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서로 반대되는 당끼리의 정쟁이 벌어지게 됩니다. 압축 민주화를 거친 우리나라에선 대화와 타협의 민주주의 문화가 아직 형성이 덜 된 관계로 그 대립은 더욱 격렬합니다. 노 대통령님께서 한나라당과의 대연정을 제안하신 이유였겠지요.
우리 시민광장은 국가와 비슷한 개념일까요? 정당과 비슷한 개념일까요? 우리는 비교적 굉장히 동일한 지향점과 정책과 이념을 가진 정당보다도 더욱 동질성을 가진 집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시민광장의 운영도 국가같은 시스템이 아니라 정당같은 시스템에 의해 운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컨데 정당에서는 당 대표를 선출할 때 국가처럼 하지 않습니다. 정당에는 <최고위원회의>라는 것이 있습니다. 거의 모든 정당에 있는 기구지요. 대통령선거처럼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당내 소수파도 당의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집단지도체제를 구성하는 겁니다. 물론 이 좋은 제도를 악용하는 세력도 분명히 존재했습니다만 그래도 지난 시기 참정연과 유시민 의원님은 이 제도에 기인하여 우리당의 퇴행 속도를 그나마 좀 늦출 수 있었습니다.
저는 현재의 시민광장 대표선출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기를 제안합니다. 그 핵심은 다음의 두가지입니다.
가. 시민광장 회원들은 복수의 상임운영위원(가칭)을 선출한다.
나. 선출된 상임운영위원들이 호선으로 대표와 집행위원장을 선출한다.
이것이 핵심입니다. 그리고 이 방식은 과거 개혁당에서 했던 방식입니다.
열린우리당 창당 당시 이해찬 전 총리와 유시민 의원님은 당 대표 간선제를 주장했습니다. 당 대표 직선제를 하게 되면 당이 당내 최대 계파 또는 대선주자의 사당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주장은 정동영계와 개혁당계 모두에게 비판받고 실현되지 못했습니다. 당의 대표를 당원들의 손으로 직접 뽑길 원하는 심리가 당시 개혁당 출신 당원들에게도 팽배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식으로 지도부를 구성하면 시민광장 내의 다양한 목소리들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5명의 상임운영위원을 선출한다 치면 시민광장 내에서 20% 정도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인물이 1명은 지도부에 들어갈 수 있는 것입니다. 시민광장 운영에 있어서 대화와 타협의 여지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상임운영위원들의 투표로 대표와 집행위원장을 선출하면 그 대표와 집행위원들은 상임운영위원회 내부에서도 리더십을 인정받으며 직무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일반회원들이 시민광장의 대표를 자신들의 손으로 반드시 뽑아야 한다는 바램만 양보한다면 말입니다.
(2) 전회원투표의 상설화
시대는 위임민주주의를 넘어 직접민주주의로의 이행을 갈망하고 있습니다. 지난 시기 우리의 화두가 하향식 정당을 상향식 정당으로 변화시키는 것이었다면, 지금 촛불들이 외치고 있는 것은 권력을 위임했다고 니네들 맘대로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대통령 뽑아줬다고 뭐든 다 해도 된다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국가가 그렇다면 정당도 마찬가지고 시민광장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넷 전자민주주의의 내용적, 기술적 발달이 이런 변화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시민광장의 중요한 안건들을 웬만한 것들은 다 전회원토론과 투표를 통해 결정하자고 제안합니다. 물론 보안이 유지되거나 시일이 촉박한 사안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불가피한 것들을 제외하고는 가급적 자주, 많이 전회원토론과 투표를 통해서 많은 회원들의 의견을 듣고 많은 회원들의 손으로 직접 결정하자는 것입니다.
1달에 한 번 이상의 전회원투표를 의무적으로 실시하였으면 좋겠습니다. 만약 결정할 안건이 없다면 여론조사라도 돌렸으면 좋겠습니다. 비용이 그렇게 들지도 않습니다. 제가 개혁당에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때는 인터넷투표로 집행위원 선거에 참여할 때,노무현 지지 여부를 인터넷으로 투표할 때였습니다. 참정연에서 기간당원제를 포기하는 투표, 심지어는 해체하자는 투표를 했을 때도 가슴은 아팠지만 전회원들의 의견에 대해 토론을 하고 투표를 한 결정이었기에 아쉬움과 한은 없습니다.
앞서 언급한 상임운영위원들은, 시급한 사안에 대한 결정권을 제외하고는, 전회원투표에 올릴 안건을 결정하고, 정리하는 역할만 하면 됩니다.
2. 지역, 직능, 참여광장의 활성화를 위한 개편
(1) 조직화의 3가지 요건
저는 지역조직을 해본 적은 없지만 일정 기간 동안 청년/학생 조직사업을 해 본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조직화(네트워킹화)의 3가지 요건을 다음과 같이 생각합니다.
첫번째는 목표(조직의 목적의식, 존재이유)
두번째는 사람(열의와 능력을 가진 조직가의 존재)
세번째는 제도적, 현실적 뒷받침(하부조직화에 대한 상급조직의 지원과 관심)
첫번째는 제가 앞서 적은 글들의 이유입니다. 시민광장은 대선후보 유시민의 경선 패배와 잇따른 총선 패배, 그로 인한 잠시가 될 수도 있고 영구적이 될 수도 있는 정계은퇴 상황에 직면하여 애초 창립 당시의 목표와 목적의식, 존재이유에 큰 타격을 입은 상태입니다. 이 부분은 앞서 적은 글들에 나와있으므로 자세하게 재론하지 않겠습니다.
두번째는 사람입니다. 특히 이 사람은 첫번째와 세번째 요인에 의해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목표의식과 사명감이 없으면 조직가를 만들어내기가 어렵고 조직가가 있다고 하더라도 제도적, 실질적 지원이 없다면 열의만 가지고 활동하다가 지쳐 제풀에 쓰러지기 마련입니다. 제가 열린우리당에서 대학생사업을 하면서 뼈저리게 느낀 점입니다. 물론 첫번째와 세번째 요인이 불충분하더라도 사람을 발굴하려는 노력은 할 수 있는 한 최대로 하여야 합니다. 첫번째와 세번째 요인이 있더라도 사람이 없다면 아무 것도 못하기 때문입니다.
세번째는 현실적인 부분입니다. 순수하게 사람의 자발적인 헌신과 목표의식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적절한 지원과 관심이 필요합니다.
이상의 3가지 요건을 충족시키기위해서 시민광장이 해야 할 일들을 적어보겠습니다.
첫째로는, 어떤 형태로든 작년 경선과 올해 총선을 거치며 상처입고 흐릿해진 시민광장의 정체성과 지향점을 분명히 바로 세워야 합니다.
두번째로, 조직화를 담당할 사람들을 발굴하여야 합니다. 그를 위해서 미창립된 광역, 기초 지역에 창립준비위원의 위상을 가진 네트워크 위원들을 선임해야 합니다.
세번째로, 현재 지역, 직능, 참여광장 체계를 개편해야 합니다. 재정분배 문제도 포함해서 말입니다.
각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2) 지역광장 개념의 조정, 직능광장의 정책/이슈별 광장으로의 전환, 참여광장의 동호회화
현재 200여개의 기초광장으로 지역광장들이 나누어져 있습니다. 광역광장도 존재를 합니다만 실질적으로 광역과 기초의 갭이 너무 큽니다. 저는 기초광장제도의 탄력적인 운영을 제안합니다. 인근의 기초광장들이 연대해서 일단 함께 창립할 수 있는 조건을 제공하자는 겁니다. 기준은 세부적인 검토가 필요하지만 대략 합쳐서 100~200명 수준의 회원들이 있는 기초광장들은 서로 연대해서 일단 창립할 수 있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함께 활동을 하다가 모임의 역량이 커지면 분가하면 되겠지요.
고양광장 창립식 때 인근 지역인 김포, 파주분들에게 함께 연락을 돌린 것이나, 서울 남부지역(영등포, 관악, 동작 등)의 예가 좋은 사례가 될 수 있겠습니다.
현재 직능광장은 청년/학생광장을 제외하고는 활성화가 된 곳이 거의 없습니다. 저는 그것의 원인을 직능 안에 내재되어 있는 계급적 갈등, 그리고 공통의식의 부재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언론/출판 직능이라 하더라도 그 직능광장에는 언론사 사장, 출판사 사장과 말단 직원들이 공존할 수 있습니다. 다른 예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같은 직능이라서 더욱 갈등적인 관계에 놓여있는 사정이 많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청년/학생의 경우에는 직능이라기보다는 세대별 모임에 가깝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준의 네트워킹화가 가능했다고 봅니다. 하지만 다른 직능의 경우에는 네트워킹화가 별로 기대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현재의 직능광장을 분야별 정책, 이슈 광장으로 개편하기를 제안합니다. 국회 상임위별로 재편할 수도 있고, 정부 부처별로 재편할 수도 있겠습니다. 자기 직업과 관계없이 자기가 관심있는 분야에 속하는 정책, 이슈 광장에 가입해서 해당되는 사안과 정책에 대해서 공부하고, 토론하고 정리하는 그런 곳으로 재편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세번째는, 참여광장의 개편입니다. 이 문제는 다음 챕터에서 함께 논하도록 하겠습니다.
(3) 운영위원 기준의 개편
현재 운영위원의 요건은 직능, 참여광장의 대표, 그리고 광역광장의 대표입니다. 이 부분을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행대로라면 기초광장 대표들이 시민광장 운영에서 소외됩니다.
참여, 지역(광역, 기초 모두), 직능광장을 막론하고 일정 수 이상의 회원(또는 CMS회원)을 가지고 일정 조건 이상의 기준을 충족하여 정식 창립한 광장의 대표는 모두 운영위원이 될 수 있게 하여야 합니다.
이 말은 역설적으로, 광장을 창립만 했다고 해서 모두 운영위원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말씀도 됩니다.
예를 들어, 지금 규약대로라면 100명의 회원이 속한 기초광장의 대표는 운영위원이 아닌데, 30명의 회원이 속한 참여광장의 대표는 운영위원입니다. 이것은 상당히 불공평한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초광장 대표든, 참여광장 대표든, 일정 숫자 이상의 대표성을 가져야 운영위원이 될 수 있게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저는 CMS회원 숫자를 기준으로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데, 왜냐하면 이렇게 해야 소광장 이기주의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자기네 지역, 직능, 참여광장만 위하는라 중앙에 CMS회비를 납부하지 않고 자신들끼리 따로 회비를 걷어 자기 자체 사업만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심지어 있는 CMS회원까지 해지시켜서 지역재정으로 귀속시키는 사례도 있을 수 있겠지요)
(4) CMS회비 배분의 개편
현행 50대 50 CMS회비 배분기준은 적지 않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기준은 기계적 평등성은 만족시키지만 "실질적 평등성"은 해결하지 못합니다.
예를 들면 창립해서 CMS회비는 매월 50%씩 가져가지만 실질적으로 거의 아무 활동도 하지 않는 지역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와 반대로 앞에 언급한 광장과 마찬가지로 매월 똑같이 50%의 회비를 배분해가지만 상대적으로 훨씬 많은 활동들을 하는 지역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자체 사무실을 운영하는 대전이나 부천 등의 광장의 경우도 그렇고, <시소>를 발간하는 고양광장도 그렇고, 의원님의 정치적 중심인 대구광장의 경우도 그럴 것입니다.
사실 기본적인 지역광장 운영비는 매월 20%~25% 정도의 CMS회비 배분으로도 충분하다고 봅니다. 문자발송비와 전화통화비 말고 따로 사업을 하지 않는다면 그렇게 돈이 많이 필요할까요? 문자발송비와 전화통화비도 사업 안 하면 별로 쓸 일이 없습니다.
저는 제안합니다. 현행 50대 50으로 되어있는 CMS회비 배분기준 중 지역할당 50%를 지역광장 기본운영비 20%와 지역광장, 정책/이슈광장, 참여광장 중 자체 사업을 하는 광장에게 지원하기 위해 적립할 30%로 나누자고 말씀입니다.
예를 들어 의원님이 2009년 재보궐선거에서 대구에서 다시 출마하신다 그러면, 그때까지 적립한 30%의 지원금을 그곳에 몰빵하는 겁니다. 물론 지원금 집행에는 투명한 예산, 결산 작업이 뒷받침되어야 하겠지요. 그외에도 사업과 활동을 많이 하는 광장이나 전략적으로 활성화가 필요한 광장에 지원금을 선택과 집중해서 투자하는 겁니다.
그렇다면 이 지원금의 사용처는 누가 결정하느냐? 다음 챕터에서 논하겠습니다.
(5) 대표, 집행위원장과 운영위원장 분리선출 통한 중앙과 지역, 대외사업과 대내사업의 역할분담
이 내용은 앞의 운영체계 개편과 맞물리는 내용입니다만 논의전개상 뒤로 밀렸습니다. 저는 운영위원장을 운영위원들의 호선으로 선출하기를 제안합니다. 즉 운영위원 자격을 가진 지역, 참여, 정책/이슈광장 대표들의 투표로 운영위원장을 뽑자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전회원들의 투표로 선출된 대표, 집행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의 관계, 위치, 역할 설정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대표는 말 그대로 대외적으로 시민광장을 대표하는 직무에 충실합니다. 집행위원장은 시민광장 전체 중앙사업 및 집행을 총괄합니다. 그리고 운영위원장은 지역, 참여, 정책/이슈광장의 개별사업과 활성화를 총괄합니다. 특히 예산의 30%에 달하는 광장 적립금에 대한 결정권을 가집니다. 그리고 당연직 상임운영위원 역할을 수행합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따로 있듯이 시민광장 내에서도 중앙사업과 중앙예산을 주도할 지도부와 지역사업과 지역예산을 총괄할 지도부를 따로 두자는 겁니다.
시민광장 회원들은 각자가 다른 재능과 관심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역조직 활동에 뛰어나고 관심이 많은 회원들이 있는 반면, 온라인이나 중앙사업 활동에 뛰어나고 관심많은 회원들이 따로 있습니다. 각자가 자기가 재능이 있는 영역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자는 겁니다.
중앙의 몫은 전체회원들의 투표로 뽑힌 상임운영위원들이, 지역과 각 광장의 몫은 각 광장 대표자들이 뽑은 운영위원장이 관리하고 담당하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중앙과 지역의 갈등을 완화시킬 수 있고 또 각자가 자기 영역에서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일할 수 있으므로 서로 시너지효과가 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쓰다보니 역시 너무 길어졌군요. 이 글로 다 마무리는 안되겠습니다.
다음 글을 마지막으로 <시민광장개조론>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글의 주제는 <시민광장회원은 현실정치인이 되어서는 안되는가?>에 대해서 논하도록 하겠습니다.
김반장의 <시민광장개조론>
순서대로 보기(편집자)
네티즌 대항쟁과 <시민광장개조론> (2008.7.18)
<시민광장개조론> 시민주권광장으로 개조해서 "무엇"을 할 것인가? (2008.7.21)
<시민광장개조론> 유시민과의 관계설정과 "감시-홍보-저항"의 구체적인 실천방안에 대하여 (2008.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