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광장, 어떻게 놀 것인가?
지난 경선, 총선 때 우리 모두 참 잘 놀았습니다.
대선후보 출정식 때의 종이비행기.. 핑크빛 물결이 어제련듯 하고, 대구 수성에서의 몸짓과 목짓을 생각하면 환청처럼 노랫가락이 들려옵니다. 지금 어려운 상황 하에서도 촛불을 들고 있는 분들을 생각하면 이런 제목으로 글 올리기가 민망하지만.. 가던 길 또박또박 가야 하기에 부산광장 활동을 예를 들어 각자도생을 풀고자 합니다.
주인공이 없는 팬카페에서 주인공을 기다리며 즐겁게 논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알아서 잘 놀고 있는 지역광장 몇 곳을 보면 끈질김이 이런 거구나.. 절로 느껴집니다. 잠수 타다가 어느날 소리친다고 활주로가 닦이는 게 아니란 걸 아는 분들의 힘이겠죠.
부산광장에는 사랑방이 있습니다.
사랑방 공간을 기꺼이 내어준 텔시시님을 시작으로 냉장고, 대형선풍기, 에어컨, 집기류, 소파, 의자, 컴퓨터 3대, 냉온수기, 영상, 음향시설.. 모두 회원분들이 사랑방을 위해 즐거이 내놓은 기증품으로 채웠습니다. 필요한 건 게시판에 올리면 바로 댓글로 답이 옵니다. 도깨비 방망이가 따로 없습니다.
먼저 감동의 명화만을 선별해서 감상할 수 있는 영화감상동호회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주말이나 주중 저녁이면 영화상영을 합니다. 미루님이 방장이십니다. 사랑방의 사운드, 화질은 감상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을 정도의 시설이 갖춰져 있습니다. 지난 주말 토요일에는 “빌리 앨리어트”란 영화를 보았는데 감동이더군요. 내일 목요일 저녁에는 “콘택트” 영화상영이 예정되어 있습니다.사랑방은 부산광장의 모든 분들이 시간되시면 즐감할 수 있는 넉넉하고 시원한 공간인 게죠.
영어회화동호회도 시작한지 꽤 되었습니다. 사랑방에 가면 돈 한 푼 안 들고 유창한 대화를 따라하고 구경하고 학습할 수 있습니다. 주관하시는 분의 원어민 친구분들이 함께 하기에 전국 어디서 이런 호사를 누릴 수 있을까요? 동호회를 열어주시는 엘리샤님은 자신의 전문 역량을 광장의 소통을 위해 시간을 내어주시는 겁니다. 중학교 학습수준의 교재로 누구가 참가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 놓았습니다.
다음 주부터 일어회화동호회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선생님은 일어교수이신 통기레스님이십니다. 완전 초보부터 시작하신답니다. 모두를 위한 배려이신 게죠. 어떻게 하면 잘 놀 수 있을까란 화두를 잡고 스스로 앞서 나서 주시는 분들이 있기에 일상이 생산적으로 즐거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공부만 하다 머리에 쥐가 날까봐 다양한 체력단련동호회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먼저 유퐁스란 동호회입니다. 뭐가 연상되십니까? 맞습니다. 탁구동호회입니다. 벌써 두어달이 되어가는군요. 지금은 미국 LA에서 수렴청정을 하고 있는 길쭉이님이 애정을 가지고 진행하는 동호회입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부산광장 유퐁스 게시판에 가시면 유쾌하고 배부른 이야기들을 볼 수 있습니다. 격렬한 운동에 상대적으로 약한 여성회원분들을 위한 특화동호회이지만 실은 남성들이 더 많습니다.^^
위너스 축구동호회입니다. 이름에서 “유”자가 빠진 이유는 저인망식 활주로 개척 차원으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주말 휴일에 모여서 열심히 땀 흘리고 있습니다. 아마 시원한 가을이 오면 더 많은 분들이 운동장을 누빌 것 같습니다. 정예 멤버를 지양하고 모두를 지향하는 축구팀이라 족구, 피구 종목에 상관 없이 급변 모드가 가능한 열린동호회입니다. 조반장님을 감독으로 유니폼도 정해졌으니 전국의 지역광장에서 언제든지 도전하시면 예외로 시합용 정예멤버 운용이 가능합니다.
USB 야구단이 있습니다. 서울경기지역의 야구동호회인 “유빠스”를 지난 봄.. 대구에서 한회 17점이라는 가공의 공격력으로 이긴 전설적인 팀입니다. 이 무더운 삼복더위에도 한달에 세번의 경기를 가질 정도로 빡세게 실력을 닦고 있습니다. 7월말에는 자체 청백전을 할 정도로 주전확보 경쟁이 치열한 동호회입니다. 홍일점 이쁜 총무 머미윤님이 궁금하신 분은 부산광장의 스튜디오 게시판을 들러보시길. 땀의 흔적들이 사진으로 곳곳에 넘쳐납니다. 휴가철인 8월에도 경기일정이 잡혀 있습니다. 한국의 칼 감독님의 허허실실 카리스마를 일찍히 경험해본 “유빠스”는 더욱 긴장하셔야 할 겁니다.^^
사랑방 정식 개소식은 8월 중순으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섬나라댁 대표일꾼을 무등태워 몸빵, 돈빵, 물품빵을 자청하시는 부산광장님들 덕분으로 더위가 한풀 꺽이면 자세한 지역소식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6~7월 운동을 마친 후 유니폼을 입은 채로 서면의 촛불에 매번 함께 한 그 열정이 있기에 사랑방을 보금자리로 우리의 소통은 쭈욱 계속되어 질 겁니다.
중앙게시판에 올라오는 글의 양이 적다고 시민광장의 힘이 빠진 게 아닙니다. 모두의 힘이 필요한 그때를 위해 지역광장에서 각자도생의 마음으로 때를 기다리고 있는 겁니다. 대전광장, 고양광장, 부천광장, 대구광장… 전국의 지역에서 잠수탄 양 위장하며 가던 길 또박또박 가고 있기에 이 더운 여름 지치지 말고, 와신상담.. 견뎌냅시다. 없는 즐거움도 찾아서 또박또박.. 악랄하게.. 가던 길 주저말고 같이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