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대추님의 글과 아랑아빠님의 글을 잘 읽어보았습니다. 성난대추님의 글 중 제 의견에 반론을 하신 부분들은 나중에 따로 재반론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글을 준비하신다니 그 글을 마저 읽고 함께 묶어서 토론하는 것도 괜찮겠지요.
원래 쓰려고 했던 글의 제목은 좀 달랐는데 아랑아빠님의 글을 읽고 제목을 좀 바꾸기로했습니다. 내용은 크게 차이는 없습니다만..
시민광장개조론의 마지막 글인 이 글에서는 우리가 존경하고 사랑하는 유시민이라는 한 인간이 다시 정치 일선에 복귀하기 위해서, 또 그 이후에 정치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하며, 우리가 그 중 무엇을 채워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 논해보려 합니다.
<시민광장개조론-마지막> 유시민에게 진정 필요한건 무엇인가?
1. 정치인 유시민 좌절의 이유
먼저 정치인 유시민이 열린우리당과 작년 대통합신당 경선에서 좌절한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정치인 유시민의 좌절은 열린우리당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유시민과 그가 속한 조직 참정연은 열린우리당의 퇴행을 막지 못했고, 그 결과 기간당원제는 열린우리당에서 매장되었으며 열린우리당은 산산이 해체되었습니다. 그 이유를 나름대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수적으로 절대적인 열세에 놓인 국회의원 숫자
전당대회 때 김현미가 비아냥거렸던 것처럼 유시민과 뜻을 같이 하는 의원은 확실하게는 4명(김형주, 유기홍, 김태년, 이광철) 많이 쳐봐야 10여명에 불과했습니다. 과반 이상을 차지하던 정동영계와 그에 비해 수는 적지만 민주화운동 선후배 사이라는 인연으로 끈끈한 조직력을 과시했던 김근태계에 비교하면 아주 미약한 숫자였죠.
이렇게 된 원인은 무엇이었을까요. 열린우리당 창당 당시만 해도 당원의 비율은 개혁당 출신이 과반수에 육박하거나 넘는 정도였는데 왜 국회의원 숫자는 정반대로 나타났을까요. 그 이유는 첫번째로 총선 때 정동영이 전략공천권을 전횡해서 자기 사람들로 공천을 채운 것이요, 두번째는 개혁당 출신당원들 중 출마자 자체가 별로 없었기 때문입니다.
개혁당 출신 당원들 대다수는 자신들을 '생활정치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었고 심지어는 공직이나 당직에 출마하는 것을 '생활정치' 이념에 반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분들도 상당수 존재했지요. 그 결과 개혁당 출신 당원들은 총선 때 누구보다도 열심히 각 지역에서 열린우리당 후보의 당선을 위해 노력했지만 총선이 끝나자마자 탄핵지갑 줏은 그들에게 철저히 토사구팽 당하게 됩니다.
전 이런 비극적인 사태를 당을 사당화시킨 정동영의 탓으로 일차적으로 돌리지만 여전히 정치에 대한 불신감을 떨쳐버리지 못한, 또는 좀 더 자신을 희생하려는 의지가 부족했던 (유시민님이 당시 칼럼리스트 때려치고 정치에 투신하신 것은 엄청난 자기희생입니다) 당시 개혁당 출신 당원들의 탓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나쁜 놈은 욕해봤자 바뀌지 않고, 바꿀수 있는 건 우리 자신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2) 열린우리당 내부 문제에 매몰되어 국민들에게로의 외연 확대에 실패한 유시민과 참정연
유시민 좌절의 두번째 이유로 저는 "외연확대 실패"를 꼽습니다. 유시민은 '정당개혁운동가'로서의 정체성과 이미지를 확고히 했지만, 그 아젠다는 이미 노사모, 개혁당을 거쳐 열린우리당에 이미 입당한 당원들에게만 강력하게 어필하는 것이었지, 다른 국민들에게는 크게 와닿지 못하는 아젠다였습니다.
물론 당시의 정황상 이해가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실제 당시 참정연과 유시민의 역량으로는 열린우리당의 퇴행을 막아내는 것조차 힘겨웠던 상황에서 정당개혁 아젠다 이외에 국민들의 지지와 관심을 받을만한 사회개혁적 아젠다 제시를 할만한 힘이 부족했던 것이지요.
하지만 결과론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조직의 모든 역량을 열린우리당의 퇴행을 막는데만 소진한 결과, 열린우리당이 해체되게 되자 결국 유시민과 참정연에게 남은 것은 별로 없게 되었습니다. 열린우리당에서 패배하는 것을 각오하고 조직의 역량을 좀 더 외연확대를 할 수 있는 국민적, 사회적 아젠다에 분배했다면, "참여정치실천연대"의 정체성을 정당개혁 뿐만이 아닌 여타 사회개혁 분야로 확장했다면 (당시 강령상으로는 이것을 추구했으나 실질적으로 성과는 미미했습니다) 그 외연확대로 인한 동력으로 열린우리당도 지키고, 설사 열린우리당을 못 지켰더라도 대통합신당에서의 경선에서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대통합신당 경선에서의 패배를 "바람은 불었으나 조직의 힘이 미약했다"라고 보는 시각이 있는데, 저는 이 시각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당시 경선을 되돌아 보았을 때 유시민이 일으킨 바람은 찻잔 속의 태풍에 불과했다는 것이 제 시각입니다. 유시민 바람은 심지어 노빠들조차도 평정하지 못했습니다. (전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저의 책임감을 심각하게 느낍니다) 이해찬과 양분되었죠. 아무리 조직의 힘이 미약했어도 바람이 제대로 불었다면 승리할 수 있었을 겁니다.
(3) 유시민 개인의 한계
유시민 본인이 인정하듯 유시민은 2007년까지 정치를 계속할 뜻도, 대통령에 도전할 생각도 없었습니다. 그 때문에 정치의 본질에 충실하지 못했습니다. 수많은 정치인들과 각을 세우고 대립을 함으로써 열렬 지지자는 그만큼 많이 만들었지만, 현실 정치판에서는 '왕따'가 되어버렸습니다. 물론 그를 왕따시킨 그들이 훨씬 더 나쁩니다.
하지만 그 '왕따'의 빌미를 유시민이 제공한 것도 일정부분 사실입니다. 동지가 될 수 있는 이들을 동지로 만들지 못하고, 적이 안 될 수도 있었던 이들을 적으로 만든 것은, 정치생활을 계속 할 생각이 없어서 계속 현실 정치판에서 도망칠 생각만 해왔던 유시민의 탓이 큽니다. 그리고, 그런 그에게 열광하며 그보다 훨씬 더 심하게 다른 정치인들을 씹어댔던 저같은 유빠들에게도 책임이 있습니다.
이상이 제가 생각하는 정치인 유시민 좌절의 이유들입니다. 이것들에 입각해서 이 좌절의 이유들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아래에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2. 정치인 유시민 미래성공의 조건
(1) 그와 뜻을 함께 하는 도덕적이고도 검증된 생활정치인들의 지방의회 입성
유시민 의원님이 작년 경선 패배 이후 선거사무소 워크샵에서 당시 선거에 참여했던 이들에게 했던 말씀이 있습니다. "구의원, 시의원이 모을 수 있는 표와 일반 시민으로서 모을 수 있는 표의 차이는 상당히 크다. 그러니 역량과 의지가 되는 분들은 2010년 지방선거에 많이들 출마하시라. 이명박 정권 하에서 제대로 된 반전의 시작은 2010년 지방선거부터다"라는 말씀이셨죠.
유시민 의원님이 만약 신당을 창당한다 하더라도 그 당의 주요 당직과 공직을 과거 열린우리당 때처럼 그와 뜻을 함께 하지도 않으면서 궁물 보고 달려온 이들이 장악해 버린다면 우리는 똑같은 실수를 또 다시 반복하게 되는 것입니다.
다음 지방선거에서 최소한 시민광장 회원출마자 전국적으로 50명은 만들어야 합니다. 회원가입만 해서 시민광장에 발가락 하나만 걸치고 있는 그런 회원 말고 꾸준하고 지속적인 시민광장 활동을 통해 철저히 검증된 출마자 50명 말입니다.
출마자 50명 중 몇 명이 당선될 진 예측할 수 없으나 출마의지를 가지고 선거준비를 하는 것 자체가 뜻이 아니라 궁물을 보고 달려오는 탄돌이들의 후예들에게는 상당한 압박이 됩니다. 설사 출마를 접더라도 그들과의 협상을 통해서 우리의 의지와 힘을 그들에게 관철시킬 수 있고, 출마했다가 선거에 패하더라도 그 선거과정에서 생긴 인적 네트워크와 경험이라는 것이 남기 마련입니다.
(2) '시민주권운동' 참여와 실천을 통한 외연확대와 정책역량 축적
그렇다고 해서 지방선거에만 매몰되선 안됩니다. 참정연의 좌절을 반복하는 일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방선거에 출마할 이들을 '검증'하기 위해서도 시민광장의 시민주권운동 참여와 실천은 필수적입니다.
참여시민주권운동광장으로의 개조를 통해, 유시민을 잘 모르지만 이명박 정권에 반대하는 시민들에게까지 외연을 넓히고,그 과정에서 시민광장 회원들의 리더십과 능력, 도덕성을 검증함으로써 다음 지방선거에 내보낼 "선수"들을 선발하는 잣대로 삼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를 통해 새로운 당의 정책역량, 실천역량 강화에도 도움이 됩니다.
만약 시민광장이 이대로 2010년까지 아무것도 안하거나 못하는 채로 되어버린다면, 시민광장은 궁물만을 지향하는 이들의 놀이터가 될 가능성이 아주 큽니다. 사실 이만큼 전국적인 기반을 갖춘 조직 찾기 힘듭니다. 유시민이 속한 당의 후보를 위해서라면 몸빵하고 돈빵할 이들이 모인 곳입니다. 그것을 노리고 불순한 의도를 가진 자들이 가면을 쓰고 접근했을 때 그들을 필터링하려면 시민광장은 시민주권운동 실천이라는 필터를 계속 가동시켜야 합니다.
고인 물은 썩게 마련이고 흐르는 물은 깨끗하기 마련입니다. 원래 궁물들이 사람 챙기고 속이는 일들은 누구보다도 잘 합니다. 정청래가 정동영이 포옹하고 악수한 거에 뿅가서 노무현 대통령도 결국 버린 거 아닙니까? 시민광장이 지금처럼 별로 하는 일 없이 정체되어 있으면 자기가 출마할 지역광장에 접근해서 회원들에게 술 사고 밥 사고 모임 나와서 입에 발린 말로 현혹시켜서 다음 선거 때 돈빵 시키고 몸빵 시키고 선거 끝난 후엔 팽 시키기 딱 좋지요.
(3) 시민광장 내, 외부에 대한 관용의 확대와 실천
"어둠은 저주한다고 사라지지 않고 오직 빛으로만 사라진다"라는 유시민 의원님의 말씀을 기억합니다. 그 말씀의 뜻을 이제야 조금 이해할 것도 같습니다.
유시민 의원님이 작년 선거사무소 워크숍에서 하셨던 다른 말씀이 또 생각납니다. "여러분들이 나를 좋아해서 닮는 것도 있겠지만 닮아서 좋아하는 것도 더 클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유시민의 까칠함과 쿨함, 그리고 불의에 대한 가차 없는 비판에 반해서 온 사람들이 많은 만큼 그분의 그런 성격을 닮은 이들도 참 많겠지요. 저도 그런 이들 중의 대표격에 속할테구요.
먼저 시민광장에 속한, 확고한 정체성을 지닌 서로에 대한 관용을 실천해야 합니다. 그동안 그렇게 하지 못했던 저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고 후회하며 앞으로 실천하려 노력하겠습니다. 유시민을 지지하는 이들만이 모인 곳에서조차 서로를 저주하고 비난하며 폄하한다면 대한민국에 희망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시민광장을 넘어 언젠가 유시민과 함께 할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정치세력이나 정치인들에 대한 비판도 어느 정도 선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저는 안희정씨의 정치행보에 대해서 전혀 동의하지 않지만 그의 진정성을 매도하거나 비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어찌됐든 안희정씨는 노무현과 유시민 두 분이 인정하고 직접 성공을 기원했던 정치인입니다. 현재 존재하는 민주당 내 정치인들 중 나중에라도 유시민과 함께 할 가능성이 꽤 높은 편에 속하는 정치인이구요.
이상이 제가 정리한 정치인 유시민 미래성공의 조건과 그를 위한 시민광장의 대처방안입니다.
저는 정치인 유시민의 복귀와 성공을 위해, 그리고 그를 통한 대한민국의 진보를 위해 현재의 "유시민광장"을 "참여시민주권광장"으로 개조하기를 제안합니다. 정체성도 바꾸고, 내부적인 구조도 그에 맞게 손을 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현재대로 시민광장이 정체해 있는 것보단 그 편이 유시민을 위해서, 대한민국을 위해서 더 나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빠른 시일 내에 시민광장의 진로와 개편을 논의할 전국 확대운영위원, 집행위원 워크샵을 개최하기를 이 글을 빌어 운영위원회와 집행위원회에 제안합니다. 중앙집행위원과 중앙운영위원은 의무적 참석이고 그에 덧붙여 각 기초광장 대표와 지역, 참여, 직능광장의 모든 운영위원들도 가급적 참석하는 워크샵이 되었으면 합니다.
각 광장의 운영위원은 아니지만 시민광장의 진로에 대해 많은 관심이 있는 일반회원들도 참여해서 참관하고 토론할 자격을 부여합시다. 그리고 발제와 토론의 과정을 동영상으로 촬영하여 개인적 사정으로 참여하지 못한 분들에게도 판단의 근거를 제시하기를 제안합니다.
이런 일련의 토론과정을 거쳐, 전회원투표에 회부할 안건들을 만들어서, 전회원투표를 통해 시민광장의 미래를 결정합시다.

▲ 2007.7.7 충남 천안, 제1회 시민광장 전국일꾼 워크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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