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시민광장의 논란을 지켜보면 현재 시민광장의 모습이 흡사 장수를 잃은 오합지졸의 병사를 연상하게 된다. 물론 시민광장이 정치인 유시민을 지지하고 따르는 팬클럽이라는 한계에 기인한 바가 크다.
지난 4월 9일 유 전 장관이 낙선을 했다. 그리고 5월 31일로 국회의원의 임기도 마치고 자연인 유시민으로 돌아갔으며 정치와 일정 부분 거리를 두며 집필과 강연에 몰두하고 있다. 어쩌면 이 시점부터 시민광장의 미래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필요했고, 실제로 수많은 논란이 있어왔음에도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현재에까지 이르고 있다.
지금 시민광장의 상황은 그간 든든한 보호막과 정신적 지주가 되어주었던 부모님을 떠나 자신의 의지와 판단으로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야 하는 젊은이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성숙하여 결국 독립적인 존재로 커나가야 하는 과정이라 볼 수 있다.
근데 왜 논의와 토론이 발전되지 않고 제자리만 걷돌고 있는지 답답하다. 아마 그 이유는 시민광장에 뭔가 2%가 부족한 것이 있으며, 그건 바로 관용과 배려라고 생각을 한다. 즉 토론이 논란으로 변질되고 결국 인신공격성 발언으로 비화되는 결정적인 이유가 남에 대한 배려와 남의 의견에 대한 관용이 부족한 것에서 기인한 바 크다.
얼마전 겨란한판님의 글에서 인상적인 대목이 있다. "남이 나와 다른 것이 남이 틀린 것이 아니다" 근데 현재 시민광장에서는 남이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 것이 남은 틀렸고 내가 옳다라고 하는 아집이 가득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물론 일부의 이야기겠지만, 일부의 자극적인 표현이 논란을 부추기고 다른 회원을 자극하여 좀 더 큰 논란으로 번지는 것은 현재의 게시판을 눈여겨 본 사람이라면 아마 쉽게 이해를 하리라 생각한다.
내가 삶을 좀 더 살았다는 것, 내가 남보다 활동을 열심히 했다는 것, 내가 남보다 더 많은 고민을 했다는 것 등이 내가 남을 무시(?)하고 남의 의견을 공격할 수 있는, 흔히 하는 말로 훈장질을 할 수 있는 논리는 되지 않는다. 바로 이런 것들이 우리가 끈임없이 비판하는 기득권 계층의 전형적인 행태가 아닌가? 시민광장의 1/N 정신이야말로 진보라고 자임하는 사람들이 가져야 할 기본 정신이며 이 이면에는 관용과 배려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우선 가장 먼저 하지 말아야 할 일이 남의 글을 난도질하는 행위다. 내가 말하는 난도질이란 다른 사람의 글을 읽으면서 그 글을 조각조각 잘라내어 자기에게 유리한 부분만 발췌하여 공격을 하는 행위를 말한다.
시민광장 게시판에 글을 올리는 사람은 글을 전문적으로 쓰는 사람이 아니다. 따라서 논리의 모순이나 표현의 세련되지 못한 점이 있을 수 있다.
글 전체를 흐르는 필자의 고민과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일정 부분 표현의 문제나 제시하는 예의 문제를 삼는 것은 전체 글의 방향을 호도하는 행위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글 전체의 내용이나 문제 제기를 비판하고 나아가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토론을 생산적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선입관과 편견을 버리고 글을 읽었으면 한다. 이러한 선입관과 편견은 글 이면에 흐르는 글쓴이의 불순한 의도(?)를 상상하게 되고 결국 토론의 본질 자체를 흐릴 가능성이 높으며, 편가르기로 변질된 개연성이 높다.
집햅부 대 반집행부, 위드마이너 대 반위드마이너, 특정인에 대한 이유 없는 반대 등이 게시판의 토론을 방해하는 요소라 주장을 한다면 과한 주장일까? 너는 그러하기 때문에 이러한 주장을 하는데에는 이러한 이유가 있을 거다라는 생각을 버리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글을 읽을 순 없을까?
마지막으로 글을 쓰는 사람도 표현에 대해 한번만 더 신경을 썼으면 한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말이 있다. 물이 반쯤 찬 컵을 보면서 "컵에 물이 반만 있다."와 "컵에 물이 반이나 있다."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아무리 자신의 의도나 논리가 훌륭하다고 하더라도 표현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물론 우리들이 전문적인 글쟁이가 아니기 때문에 어려운 이야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금만 더 신경을 쓴다면 어느정도 가능하지 않을까?
우리가 왜 여기에 있는지, 여기서 무엇을 추구하는지 진지하게 고민을 해 봐야 한다. 그리고 시민광장 회원들이 어떠한 존재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봤으면 한다.
사람마다 생각과 주장은 다를 수 있다. 어쩌면 이것은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기본적인 특권이며, 살아간다고 하는 것은 서로 다른 주장과 생각을 포용하면서 좀 더 발전적인 방행으로 나아갈려고 하는 노력의 연속이라 생각한다.
조금만 마음을 열었으면 한다. 우리 모두 2% 부족한 존재들이다. 그 부족한 2%를 채우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날씨가 사람의 마음처럼 변덕이 심하다. 변덕스러운 날씨와 무더위에 짜증도 많이 난다. 그걸 날릴 수 있는 재미있고 활기찬 토론을 여기 시민광장에서 기대한다는 것이 과연 무리하고 불가능한 일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