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광장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아이디 · 비밀번호 찾기 | 회원가입
회원 게시판
<김기협의 '페리스코프'> "용산에 경찰특공대 대신 대통령 부인을 보냈다면…"
Lucida | 2009-02-04 11:28:16 | 조회 6344 인쇄하기
http://blog.usimin.co.kr/31251     


트위터 페이스북

"용산에 경찰특공대 대신 대통령 부인을 보냈다면…"

<김기협의 '페리스코프'> 10년 전으로 :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자

 

 기병대와 대통령 부인

1928년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허버트 후버는 미국의 장래를 한껏 밝게 내다보고 있었다. "지금 미국은 역사상 어느 나라보다도 빈곤의 완전한 정복을 가까이 바라보고 있다"고 그는 유세에서 말하곤 했다. 대공황은 그의 취임 7개월 후에 터졌다.

후버의 재임중 미국인의 총소득은 절반 이하로 떨어지고 수출입은 3분의 1 이하가 됐다. 공식적인 실업률은 25%를 기록했지만 실질실업률은 40% 이상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후버는 낙관론을 버리지 않아야 위기를 넘길 수 있다고 믿었고, 근본적인 실패를 고집스럽게 부인함으로써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기만 했다.

후버의 고답적인 태도를 대표적으로 보여준 것이 '연금 부대'의 격퇴다. 1932년 대통령선거전을 앞둔 여름 제1차 세계 대전 참전병사 2만여 명이 워싱턴에 몰려들었다. 1945년부터 지급받기로 예정돼 있는 연금을 앞당겨 달라고 청원하며 대로상에 캠프를 친 그들을 연금 부대(Bonus Army)라 한다. 후버는 군대를 동원해 이들을 쫓아냈는데 과잉 작전으로 적지 않은 사상자를 냈다고 한다.

얼마 후 새 대통령 루스벨트에게 연금 부대가 다시 찾아왔을 때 루스벨트는 부인 엘리너를 그 캠프로 보냈다. 엘리너는 시위자들에게 커피를 권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노래를 부르며 그들의 마음을 달래줬다. "후버는 기병대를 보내줬고 루스벨트는 마누라를 보내줬다"는 것이 두 대통령의 차이로 국민들의 마음에 새겨졌다.

대공황을 이겨낸 루스벨트의 '뉴딜'이 후버의 정책과 달랐던 것은 빈민 구제에 역점을 두고 근본적인 제도 개혁을 꾀한 점이다. 빈민 구제를 좌경화로 여기고 제도 개혁을 체제 전복으로 생각했던 후버와 달리 위기의 심도를 투철하게 인식한 것이다. '노변정담(Fireside Chat)'의 라디오방송으로 국민의 마음에 다가가려 애쓴 것도 같은 인식에서였다.

1920년 부통령에 출마해 낙선한 후 소아마비로 정계를 은퇴했다가 휠체어에 몸을 싣고 돌아온 루스벨트의 모습에서 미국인들은 시련 극복의 상징을 보았다. 김대중 당선자의 지팡이 역시 세 차례 도전에 실패한 경력과 함께 지금의 위기상황에 어울리는 지도자상을 그려주고 있다. 게다가 루스벨트의 노변정담을 방불케 하는 '국민과의 대화'를 보여주고 있으니 대공황을 극복한 루스벨트에 못지않은 위기극복의 업적을 기대하게 된다. (1998년 1월)

 

 

                ▲ 1998년 1월, 외환 위기 직후 금 모으기 운동에 나선 시민들. 실효성 없는 '쇼'일 뿐이란 냉소적 시각도 있었지만,

               고통 분담의 정신이 당시 사회에 어떻게 살아 있었는지 알아볼 수 있다. 모아진 금 자체보다 이에 참여하는 자세가

               위기 극복의 힘이 되었던 것이다. 일반 시민들은 국가와 사회를 걱정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집권자가 자기 잘못을

               감추기 위해 이 마음을 가로막는다면 그런 집권자는 차라리 없는 편이 나은 존재다. @연합뉴스

 

대규모 토목공사를 '경제 살리기' 방안으로 내놓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물론 살리고자 하는 경제가 국가 사회의 경제 아닌 건설 대기업의 경제라면.

그러나 이것을 '뉴딜'에 갖다 대는 것은 어불성설이요 실례천만이다. 뉴딜 정책 중에 대규모 토목공사의 비중이 작지 않았다는 것은 상식이다. 하지만 토목공사라고 다 같은 토목공사인가. 1930년대 미국과 21세기 한국의 대형 토목공사 사이에 인건비의 비중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누구나 대충 상상할 수 있는 일이다.

뉴딜의 토목공사는 시설을 만드는 것보다 빈민들에게 정부의 돈을 '퍼주는' 데 목적이 있었던 것이다. 정부가 푼 자금의 큰 부분이 서민들의 요긴한 지출로 직결되었기 때문에 일부 자금을 흡수한 기업가들은 이 지출에 부응하는 생산 활동에 투자하게 되었다.

지금의 토목공사는 서민의 지출 능력을 키워주는 효과가 미미하다. 정부 자금의 대부분을 흡수할 대기업에게는 그 돈을 국내 생산 활동에 투입할 동기가 늘어나지 않는다. 해외 투자가 더 수지맞겠다고 대기업들이 판단하면 국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정부 자금이 결국 국가경제를 외면하는 길로 흘러나갈 것이다.

위기에 처한 개인의 대응 자세는 위기를 인식하는 방법에 따라 달라진다. 근본적 위기라면 인생관을 바꿔야 한다. 일시적 위기로 인식한다면 당분간 하고 싶은 일 참고 하기 싫은 일 하며 지내면 된다. 그런데 사람들 중에는 근본적 위기란 것을 아예 인식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 어떤 위기든 요령만 잘 피우면 넘길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까지 서양 사회를 풍미한 테일러리즘은 세상의 어떤 문제에든지 기술적 해결책이 있다고 믿는 능률 지상주의였다. 개인의 요령 지상주의와 같이 가치관의 반성을 마비시키는 풍조였다. 홉스봄이 "극단의 시대"라 부른 20세기의 극단성이 가치관의 경직 현상에서 나온 것이라면, 인간 지성의 오만을 단적으로 드러낸 사회진화론과 테일러리즘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다.

대공황을 맞은 미국 대통령 허버트 후버는 대표적인 테일러리스트 정치가였다. 사실 그를 '정치가'로 분류하는 것도 망설이는 이들이 있다. 엔지니어 출신인 그는 하딩과 쿨리지 행정부에서 통상부 장관을 지냈지만 공직 선거는 1927년의 대통령선거가 처음이었고, 대통령으로서도 정치가보다 행정가로서의 면모만 보였다는 것이다.

후버가 연금부대에 기병대를 보내고 루스벨트가 엘리너를 보낸 차이가 어디에 있었는가? 단순한 요령의 차이가 아니다. 후버는 닥쳐 있는 위기 인식의 주체로서 서민들의 입장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고 루스벨트는 인정한 것이다. 위기 극복은 정부가 알아서 할 일이니 백성들은 앉아서 그 결과를 받아들이기나 하라고 후버는 윽박지른 반면 루스벨트는 정부와 국민이 함께 고통을 받아들이며 새로운 장래를 함께 그려나가자고 청한 것이다.

루스벨트가 역사상 위대한 정치가의 하나로 꼽히는 것은 국가와 사회의 구조를 개편한다는 거대한 정치적 과제를 수행했기 때문이다. "일장공성 만골고(一將功成萬骨枯)"란 시구가 있거니와 루스벨트의 성공 뒤에도 가려진 '백골고(百骨枯)'가 있었다. 대공황 이전의 긴 호황기 속에 자라나 미국 경제를 주름잡고 있던 '도둑 귀족(robber barons)'들의 위세가 크게 물러선 것이다. 후버 시대까지 미국의 주인 행세를 하던 대기업가 집단이 순순히 뒷전으로 물러난 것은 위기를 인식하고 그에 대한 자기네 책임을 인정했기 때문이었다.

IMF 위기 때는 이 사회에 겉으로나마 자숙하는 분위기가 깔렸었다. 권력을 쥔 자들도 돈을 가진 자들도 모두 위기를 인식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위기를 눈가림하며 자기 몫만 생각하는 자들이 이 나라를 주름잡고 있다.

한 회사, 한 가정을 꾸려나가는 데도 계획이 필요하다. 상식적으로 예상할 만한 범위의 호황과 불황을 놓고, 상황에 따라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주가 3000이니, 7-4-7이니 일방적인 희망사항만 멋대로 떠벌여놓고 결과에 책임지기는커녕 실패조차 인정하지 않는다면, 지금 하고 있는 얘기는 무슨 근거로 믿어달라는 건가? 승리와 패배만 생각하고 성공과 실패를 생각할 줄 모르는 자는 한 국가는커녕 한 회사, 한 가정의 책임도 맡을 수 없다.

10년 전보다 지금의 위기가 더 심각하게 느껴지는 까닭은 밖으로부터의 충격이 더 커서가 아니라 위기에 대응하는 우리 사회의 자세가 흐트러져 있기 때문이다.

/ 문천(시민광장 필명), 김기협 역사학자

 

 

 

 

 

 

 

 

 

 

 

 

▶링크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090202160316&section=01

     

김기협, 뉴딜, 747, MB
덧글쓰기 | 전체글 3건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참다운세상  

너무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이런 글이 넘쳐나는 시민광장을 기대합니다.
09-02-04

유화  

프레시안에 안 가도 읽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루시다님 고맙습니다. 계속 부탁드립니다.
문천님의 책 '뉴라이트 비판'을 다 읽었는데
명확하지 않던 그들의 주장을 짐작할 수 있겠더군요.
학교 선생님들이 필독하셔야 할 듯 합니다.
09-02-05

윤병오  

회사에서는 말 못하지만

후문에 의하면 김종권 그 새 끼엄마는 젖가슴도 크고

젖꼭지도 커서 김종권새 끼 7살까지 젖빨릴때도

뭇 건강한 사내들 열대여섯 명에게

젖꼭지도 빨리고 사랑을 많이 받고 많이 베풀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새 끼 애비놈같은 인간말종새 끼를 만나서

고생 많이 했다는 얘기가 있다
09-02-06

시민광장 일정표 시민광장
2018~22년 시민광장 근조기 운영 내역   2 태목(최두한) 18-08-06 0 0 85357
2024년 시민광장 근조기 운영 내역 태목(최두한) 24-12-29 0 0 46177
2025년 시민광장 근조기 운영내역 태목(최두한) 25-02-01 0 0 50055
2025년 시민광장 후원현황  1 태목(최두한) 26-06-27 1 0 8732
2024년 시민광장 특별회비 후원자 태목(최두한) 24-12-29 0 0 43791
73614 유시민 작가가 유튜브 저널리스트에서 말한 마지막 대목   1 김성현 26-08-25 0 0 9693
73613 데자뷰에 들렀습니다. 그 바보들이 그리워   3 시리우스리 26-08-04 3 0 7452
73612 말 같지도 않는 소리가 쏟아집니다. 세계시민김동주 26-07-21 0 0 7289
73611 2025년 시민광장 후원현황   1 태목(최두한) 26-06-27 1 0 8732
73610 화가난다 화가나......   2 정치판희망유시민 26-06-16 1 0 6965
73609 3월 9일 출석부   1 카라반 26-03-09 0 0 18276
73608 역적을 사랑하는 짐승 오월의햇살 25-06-03 0 0 37212
73607 [유시민 칼럼] 언론이 퍼뜨리는 정치적 독극물 njbora 25-02-04 0 0 52281
73606 2025년 시민광장 근조기 운영내역 태목(최두한) 25-02-01 0 0 50055
73605 정치자금 천민 25-01-27 0 0 48392
73604 위험 천민 25-01-21 0 0 48107
73603 공공칠구공 천민 25-01-10 0 0 51749
73602 야ㅡㅡㅡㅡ 천민 25-01-09 0 0 51825
73601 막걸러낸 천민 25-01-09 0 0 51584
73600 2024년 시민광장 근조기 운영 내역 태목(최두한) 24-12-29 0 0 46177
73599 2024년 재정보고를 드리면서 태목(최두한) 24-12-29 2 0 36433
73598 2024년 시민광장 특별회비 후원자 태목(최두한) 24-12-29 0 0 43791
73597 2024년 12월 재정보고 태목(최두한) 24-12-29 0 0 32191
73596 2024년 11월 재정보고 태목(최두한) 24-12-29 0 0 32026
73595 2024년 10월 재정보고 태목(최두한) 24-12-29 0 0 25776
73594 2024년 9월 재정보고 태목(최두한) 24-12-29 0 0 22225
73593 2024년 8월 재정보고 태목(최두한) 24-12-29 0 0 17886
73592 2024년 7월 재정보고 태목(최두한) 24-12-29 0 0 15735
73591 2024년 6월 재정보고 태목(최두한) 24-12-29 0 0 15639
73590 2024.8.12 은행 배브장 24-08-12 0 0 40397
73589 시민광장 2024년 3월~5월 재정보고에 대하여 태목(최두한) 24-06-12 0 0 48899
73588 시민광장 2024년 5월 재정보고 태목(최두한) 24-06-12 0 0 49470
73587 시민광장 2024년 4월 재정보고 태목(최두한) 24-06-12 0 0 49353
73586 시민광장 2024년 3월 재정보고 태목(최두한) 24-06-12 0 0 49372
73585 시민광장 유지 관리 방안을 올립니다.    4 태목(최두한) 24-03-15 0 0 41195
73584 시민광장 회원님들께 드리는 말씀 태목(최두한) 24-03-11 0 0 53177
73583 시민광장 2023년 ~ 2024년 2월 회계보고   태목(최두한) 24-03-11 1 0 42768
73582 오천원.....   3 njbora 24-02-04 2 0 58770
73581 잘살고 있는가? 수연빠덜 24-01-14 1 0 51288
73580 2024년 광명광장 신년회 후기   3 고소영 24-01-14 0 0 50359
73579 시민광장 대표선출 및 홈페이지 운영과 관련하여 의견주십시..   4 미스바 24-01-10 1 0 54476
73578 1월 9일 화요일 출석부 북청 24-01-09 2 0 53774
73577 경기광장 제16기 대표 당선자 공고   1 하늘파랑 23-12-27 1 0 51467
73576 제16기 경기광장 대표에출마하고자 합니다.   1 한티 23-12-25 1 0 42383
73575 2023년 광명광장 총회& 송년회 후기   2 고소영 23-12-25 0 0 40204
73574 2023 파주광장 송년회 결과   1 동현아빠 23-12-07 0 0 33472
73573 2023 파주광장 송년회 동현아빠 23-12-06 0 0 35448
73572 첨맘님이 보시는 민주당의 현주소는? 함만세 23-07-14 0 0 66897
73571 파주광장 정모 동현아빠 23-07-14 1 0 54457
73570 시민참여 진보신당 _ 기대 반 우려 반 함만세 23-07-08 0 0 53941
73569 추장관 인터뷰를 보고 나서 함만세 23-07-02 0 0 51822
73568 조국장관님 출마?   1 함만세 23-06-18 0 0 50320
73567 정의당 재창당 쇼   1 함만세 23-06-18 0 0 49492
73566 청년정치의 민낯 함만세 23-06-18 0 0 49712
73565 재정보고와 관려하여 소풍_시흥 23-04-24 0 0 53179
73564 이인규가 유시민 정치판으로 돌아오라고 판을 깔아주는데...   2 樂당소굴 23-03-17 0 1 72595
73563 양진수 회원 노동부지정 재해예방기관 설립 양진수 23-03-16 0 0 58370
73562 2023년 파주광장 첫정모   2 동현아빠 23-02-18 3 0 61342
73561 시민광장 2022년 10월~12월 재정보고    3 태목(최두한) 23-02-04 0 0 70228
73560 [알릴레오 북's 85회] 죽음에서 시작되는 이야기 / 아버지의..   1 김성현 23-01-02 0 0 93878
73559 창원시민광장 2022년 결산 및 정모 바다1 23-01-01 0 0 63220
12345678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