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죽었다 - 이명박 정권 맹자 읽히기 (2)
삶도 내가 원하는 것이고 도의도 내가 원하는 것이지만
두가지를 다 가질 수 없다면 나는 삶을 버리고 도의를 택할 것이다
삶 역시 내가 원하는 것이기는 하나, 삶보다 더 간절히 원하는 것이있기에 구차하게 삶을 얻으려하지 아니한다.
죽음 역시 내가 싫어하는 것이기는 하나 죽음보다 더 싫어하는 것이 있기에 환란을 피하지 않고 죽을 수 있으리라.
만일 사람들이 삶보다 더 간절하게 원하는 것이 없다면 삶을 얻기 위하여는 무슨 방법이라도 쓰지 않겠는가.
만일 사람들이 죽음보다 더 싫어하는 것이 없다면 환란을 피하기 위하여는 무슨 짓이라도 하지 않겠는가.
- 맹자, 고자상편
1
그는 죽었다.
죽은 자 앞에 속절없이 무엇을 물으랴만은
백성들은 서러워서 땅을 치며 굳이 굳이 그에게 묻고야 만다.
왜 죽었느냐고. 왜 죽을 수 밖에 없었느냐고.
삶과 죽음은 하나인 것을 --..
그는 흰 구름 떠도는 하늘을 가리키며 답하였다
초탈로 가득한 그의 답으로는
삶은 그저 인생의 종점이라서 마냥 슬프기만 한 백성들로서는
구름 그림자처럼 숨은 그의 고뇌의 넓이를
헤아리지 못한다.
그러나 그는
그냥 죽어버린 것이 아니었다.
그의 죽음은 그의 선택이었다.
생명을 던진 선택.
삶보다도 더 소중한 것, 죽음보다 더 싫은 것
그것이 있어 그는 선택했다.
그대들은 말한다.
좀더 꿋꿋하게 버티시지.
그러나 그대들이여!
이제 제발 우리의 슬픔만은 가로막지 말아다오!
그대들의 연극은 이미 끝이 났다.
이제 더 이상 그 신물나는 기만의 대사를 읖조리지 말아다오.
그대들의 가증스런 연기 대목 마다 마다가
상처받은 백성들에 대한 조롱으로 던져지고
우리의 슬픔은 더 큰 분노로만 치달아 그대들을 좇아갈 따름이다.
그대들은 도덕성의 흠집내기가 못내 부족해서
감히 죽은 자의 영혼
그 고결한 고뇌까지 모욕하며
죽이기의 음모를 지속하려 하는가.
백성들도 모르는 그의 선택.
그대들은 더욱 더 알 바 없는 그의 선택을
그대들은 법이라 하는가.
유약이라 하는가.
그치지 않는
이 백성의 눈물을 동정이라 하는가.
2
그대들은 그와 다르다.
그대들은 살기 위해서 무슨 방법이라도 동원하고
죽음을 피하기 위해서 무슨 짓이라도 하는 자들이다.
이것이 그대들의 철학이요.
이것이 그대들의 이념이다.
내가 그대들의 인의 없음을 말하는 뜻이 이것이다.
그대들은 걸핏하면 좌익과 우익을 편가르고
진보와 보수
이념 운운하기를 즐겨한다.
그대들은 당당하게
스스로 우익임을 자처하며 보수세력임을 내세웠다.
그러나 미안하다 그대들이여.
그대들은 우익도 아니며 보수도 아니다.
이것만은 절대로 아니다
그대들이 치장한 이념은 위장의 가면일 뿐이다.
그대들은 그저 무슨 짓을 해서라도 권력을 손에 쥐고
무슨 짓을 해서라도 재물을 챙기며
무슨 짓을 해서라도 상대방을 죽이고
무슨 짓을 해서라도 기득권을 지키려는
패악의 무리들일 뿐이다.
그대들이여
돌아보라 백성들의 원성을.
좌를 비난하며 우를 원망하는가.
아니다.
백성들은 오직
그대들의 탐욕, 그대들의 거짓, 그대들의 오만, 그대들의 위선, 그대들의 폭압, 그대들의 사대주의
끝도 없이 이어지는 그대들의 덕목
그대들의 인의없음을 탄하지 아니하는가.
‘정치의 길은 두가지 .
어진 것과 어질지 못한 것이 있을 뿐이다.’
- 맹자, 이루상편
3
그는 그대들과 달랐다.
무엇이든 그는 부족한 듯 했고 그러나 진실하였다.
그는 언제나 인의의 길을 선택했다.
그래서 그대들은 지금도 그를 도저히 납득하지 못한다.
‘이익’만이 입력된 그대들의 계산기로서는
‘인의’를 해독할 프로그램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언제나 그대들에게는 예측불허였고
번번히 그대들을 낭패하게 했다.
대학도 못 나온 주제에
떨어질 곳만 찾아다니며 쉴새없이 낙선만 하던 바보가
감히 대통령이 되어버린 대목에서
그대들은 꿈이냐 생시냐 제 살을 꼬집다가 자지러졌고
탄핵을 만들어낸 그대들의 역사적 음모의 성공이
이어진 자축연을 끝내기도 전에
청천벽력
백성들이 다시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어내는 대목에서는
부활한 유령을 만난 듯 비명을 지르고 나딩굴었다.
자전거 뒤에 손녀를 태우고 오리새끼 보러가는 그를
그대들은 길 잃은 오리새끼쯤으로 착각하고 겁박하였다.
그는 그대들이 바라던대로 오리새끼처럼 순응하였으나
그의 순응은 그대들에 대한 굴복이 아니었다.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백성들을 생각했다.
이번에도 그는 인의를 생각한 것이다.
그래서
그의 고뇌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아니하였다.
그리고
그는 선택하였다.
남을 자들을 위하여
그대들을 위하여.
그는 죽고
백성들은 울고.
그는 스스로를 내던진 죽음으로 다시금 그대들을 당황케 하였다.
그대들의 당황은
너무나 계산 속이 맞지 않아서
이번에는 숨조차 쉬기 어려웠다.
울며 불며 백성들은 그를 우리의 대통령으로 불렀다.
계산을 좋아하는 그대들의 산법으로는
그는 세번이나 대통령에 취임하였다.
그대들은 그에게 수치를 안기려 하였으나
그는 그대들에게 수치를 가르치었다.
그의 선택
그의 인의는
인의를 알도 못하던 그대들을 부끄럽게 하였다.
인의를 잊었던 우리들을 부끄럽게 하였다.
아아! 그대들이여!
살기를 위하여서는 무슨 짓이라도 하는 그대들이여!
그대들로 부터 나온 것은 그대들에게 돌아가리니
수치로 꼭 죽게 된 그대들이여!
이제 보아라!
보게 될 것이다!
죽음으로 사는 인의의 열매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