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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나라에서 만난 대통령 - 신미희(前 청와대 행정관)
사람들 | 2009-06-11 16:38:37 | 조회 4563 인쇄하기
http://blog.usimin.co.kr/37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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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나라에서 만난 대통령

 

신미희(前 청와대 행정관)

 


 

한 소녀가 있었습니다. 소녀의 이름은 성민영.

 

예쁘고 해맑은 이 소녀에게 불행이 닥친 건 6~7년 전. 초등학교 5학년 때입니다. 골육종이라는 암이 찾아왔습니다. 어린 나이에 견디기 힘든 가혹한 시련이 시작된 것입니다.

 

골육종과의 기나긴 싸움이 끝나갈 재작년 무렵, 이번엔 소녀의 몸에 급성 골수성 백혈병이 생겼습니다. 골육종에서 급성 골수성 백혈병으로 전이되는 경우는 국내외에서도 몇 안 되는 드문 경우라고 합니다.

 

간신히 병을 이겨내고 조금 안도의 숨을 내쉬려고 할 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찾아온 백혈병은 소녀의 작은 몸을 너무나 힘들게 했습니다. 항암 치료도 더 이상 할 수 없어 그저 상태가 나빠지지 않기만을 바라며 병원에서 계속 생활하고 있던 소녀에겐 꿈이 하나 있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만나보는 일이었습니다.

 

백혈병 소녀의 꿈

소녀는 정상적인 학교수업이 힘들어, 병마와 싸우며 학교를 가지 못하는 아이들만을 대상으로 화상강의를 통해 수업을 가르치는 경남 꿈사랑사이버학교에 재학 중이었습니다. 이 곳 선생님들이 소녀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나서게 됐습니다.

 

한 선생님이 지난 해 5월 노무현 대통령님 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에 소녀의 사연을 올렸습니다.

 

“이렇게 절실한 마음으로 글을 올려 보는 일, 제 삶에 있어 두 번째가 될 일인 것 같습니다. 제가 이렇게 노무현 전 대통령님께 편지를 쓰는 건 제가 가르치는 아이의 조그마한 소망 때문입니다.”

 

이렇게 시작된 선생님의 편지는 너무 절절했습니다.

 

“아이가 아픈 몸을 이끌고 봉하마을에 가서 노무현 전 대통령님을 한번이라도 뵈었으면 하는데 뵐 수 있는 건가요? 민영이가 낫길 바라지만 앞일을 알 수가 없기에 급한 마음에 이렇게 몇 글자 남깁니다. 안되면 저희 민영이에게 힘내라고 한번만이라도 연락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이런 편지 드리면서 이게 과연 읽혀질까, 읽으시더라도 연락해 주시는 게 가능할까, 찾아갔을 때 먼발치에서라도 민영이가 바라는 대로 대통령님을 뵐 수나 있을까…. 우리 민영이 말고도 더 힘든 사람들이 많겠지만 그래도 그 아이의 소망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이 글이 올라가고 난 뒤 많은 사람들이 자기 일처럼 슬퍼하고 안타까워하며 두 사람의 만남을 소망하는 성원의 댓글을 달았습니다.

"소망은 불가능도 가능하게 하는 마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노 대통령님 이 글 보시고 꼭 아이를 만나주셨으면 좋겠네요."

 

"꼭 뵙길 바랍니다. 노 대통령님은 약자를 돌보시는 분이시니 분명히 만나주실 것입니다."

"소원이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꼭 건강하길 빌어요."

 

 

먼발치에서라도 뵐 수 있을까

 

수많은 응원이 이어졌습니다. 비서진들이 대통령님께 보고를 드렸고, 선생님들과 협의해 드디어 만날 날짜가 잡혔습니다. 지난해 6월 26일 소녀가 봉하마을을 찾았습니다. 방문객 수 백 여명을 맞이하고 난 대통령은 소녀와 가족들을 사저 앞으로 초대했습니다.

 

부모님, 동생, 선생님들과 함께 대통령을 만난 소녀는 핏기 없는 창백한 얼굴이었지만 예쁘고 해맑은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설레는 마음으로 소망을 이뤘습니다. 얘기도 나누고 기념사진도 여러 장 찍었습니다. 대통령은 소녀와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몸을 숙이고 앉아 서명을 해서 선물로 줬습니다.

 

“의지의 승리를 기원하며. 2008.6.26 노무현”

 

 

대통령은 마음 아파하면서도 소녀를 위해 밝은 표정을 잃지 않으려 애썼고, 희망을 잃지 말라며 쾌유를 비는 말을 건네는 동안, 사진을 찍는 동안 내내 소녀와 잡은 손을 놓지 않았습니다.

 

대통령은 당신의 손과는 비교할 수 없이 작고 가녀리고 창백한 소녀의 손을 보며 가슴 아파했습니다.

 

아쉽게 이별하고 나서 대통령은 말이 없었습니다. 소녀의 슬픈 처지에 당신이 해줄 수 있는 게 이것 밖에 없나 하는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소녀는 대통령을 만난 뒤 생가 방명록에 들러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습니다.

 

“빨리 나을게요. ^-^
감사합니다. >-< ”

 


소녀의 손을 놓지 못하는 대통령

얼마 뒤 반가운 편지가 다시 <사람사는 세상> 홈페이지에 올랐습니다. 선생님이 쓴 글이었습니다.

 

“제가 이 학교에서 일하다 보니 한 해에도 정말 많은 아이들이 병마와 싸우다 사망합니다. 작년에도 저희 반 아이들을 4명이나 하늘나라로 보냈거든요. 그래서 실은 민영이의 나들이가 혹시라도 이루어지지 않을까봐 내심 조마조마하였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민영이가 노무현 전 대통령님을 만나 뵙고 왔습니다.

 

정말 전날까지 찌푸렸던 하늘이 그날 아침 맑게 개어주었고 아파서 힘들어하던 아이가 그날만큼은 환하게 웃었습니다. 평소 덕담의 사인은 잘 하지 않으신다던 대통령님께서 ‘의지의 승리를 기원하며’라고 써주신 내용은 아이에게 많은 힘이 되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과의 만남 후 학교를 가지 못했던 민영이는 창원에서 저희들이 마련한 작은 음악회와 함께 어머니, 동생이 함께 오붓하게 식사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저희 사이버 학교로 와서 저희들이 마련한 작은 이벤트에 잠시나마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현재 민영이는 골육종 치료가 거의 끝난 상태에서 급성 골수성 백혈병이 발병되었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항암 치료약이 듣지 않아 치료의 진전이 없는 상태입니다. 민영이 가족에게 더 이상의 어려움이 없었으면 하지만 경제적으로 그리고 치료에도 아직은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너무 이쁜 민영이의 시간이 더 이상 멈추질 않았으면 합니다. 제 바람이 결코 욕심이 아니길 바라면서….”

 

 

그러나 가족들과 선생님들과 대통령의 절박한 바람을 등지고 안타깝게도 소녀는 지난해 9월 말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소녀가 하늘나라로 먼저 간지 8달 만에 대통령님도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하늘에서 이 편지를 볼 수 있으실런지...

 

봉하마을에 차려진 분향소에 민영이의 선생님들이 찾아와 눈물을 흘리며 추모한 뒤 한 권의 책을 대통령님 영전에 바쳤습니다. 대통령님과 민영이의 만남을 기념해 만든 앨범이었습니다.

 

앨범 맨 앞 페이지엔 민영이 학교 ‘교직원 일동’으로 된 추모편지가 붙어 있었습니다. 그 글을 읽다가 비서진들은 눈물을 훔치고 말았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저 하늘에서 이 편지를 보실 수 있으실런지요. 진작 이 앨범을 드릴 것을, 너무 늦어 버린 것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작년 이맘때 민영이가 대통령님을 뵙고 참 좋아라 했는데…. 대통령님께서 써주신 ‘의지의 승리를 기원하며’ 그 문구가 우리 민영이에게 삶의 힘이 되어주었는데…. 마지막 순간까지도 민영이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가슴 속 불씨였는데….

 

그날 민영이의 손을 잡아주시던 그 따스한 손과 마음으로 살아오셨고, 그렇게 가셨으리라 생각됩니다. 곧으셨고 또 누구보다 여리시고 인간다운 분이셨기에 선택하신 마지막 길이라 너무도 애통합니다. 부디 편안한 곳으로 가시어 쉬시길 빕니다.”

 

두 사람의 짧은 만남, 긴 인연.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난 대통령님과 민영이가 두 손 꼭 잡고 행복해 하는 모습을 그려볼 뿐입니다.
 

 

 

봉하사진관 바로가기 (진주에서 온 민영이네)

 

 

민영이가 다녔던 학교 선생님들에 의하면 이처럼 딱한 사연을 안고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고통을 참아가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아이들이 대단히 많다고 합니다.


대통령님은 떠나셨지만 많은 분들이 민영이 가족, 혹은 비슷한 처지의 아이들에게 사랑과 지원을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경남 꿈사랑사이버학교 055-266-4416

 

     

대통령, 소녀
덧글쓰기 | 전체글 19건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껍데기  

대통령께서는 왜 이리도 날 울게 만드실까.

참 좋으신 분,

강자에게 비굴하지 않고
약자에게 자비롭고 따뜻하신 분.

눈물이 납니다.
09-06-11

안타까움  

너무 아름다운 이야기이면서
너무나 슬픈 이야기입니다.
두사람이 어디에선가 도란도란 이야기하고 있을 모습이
제 눈에 그려집니다.

이 모든 것이 꿈이었으면 좋겠네요
09-06-11

과객  

무슨 글이라도 남기고 싶은데.. 아무 것도 쓰지지 않습니다.

눈물만 흐르는 저의 나약하고 힘 없음이 한 스럽습니다.

민영이의 아픔이 없는 세상, 노짱의 사람사는 세상..

함께하는 세상에서 만나시길...
09-06-11

아랑아빠  

그저 눈물만 흐릅니다.

작년 5월 24일 봉하마을에 경북광장 식구들과 함께 같었습니다.
아랑엄마랑 아랑이도 같이 같었죠.
화포천에 달팽이 방류행사를 했었는데 비가 와서 아랑이는 비옷입고
경북광장 식구들과 어울려 있고 아랑엄마는 화포천 끝 농업공사
저수지 댐자리에 세워 놓은 차에 앉아 있었습니다.

노대통령님이 오시고 행사가 끝나서 돌아가시기 전에 한 150터나 될까 한 뚝방길을
휠체어를 몰고 가서 노대통령님께 사진 좀 찍어주십사 청을 했습니다.
가족 사진 찍는다고 제가 아랑이 데리러 간 몇 분 사이 대통령님이 마비로
손가락이 늘 굽어 있는 아랑엄마 손가락을 만지고 펴주셨습니다.

그 때 찍은 사진이 우리집 PC의 바탕화면으로 되어 있습니다.

노대통령님,보고 싶습니다!
09-06-11

노랑풍선  

그곳에서 두분은 도란도란 무슨 이야기를 하고 계실까요?
우리에게 희망을 잃지 말고 용기를 내라고 더이상 슬퍼만 하지 말고 뚜벅뚜벅 걸어가라고
손을 허이 허이 내저으시면서 어여 일어나라고 그렇게 말씀하시고 계시겠죠...
09-06-11

dally  

애써 잊으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는데..
또 와락 눈물이 납니다..
.
언제까지 이 슬픔이 계속될까요..
.
지켜드리지 못해서가 아니라 지켜드리지 않아서 죄송합니다.. 너무나~~~
09-06-11

맞아요..  

지켜드리지 못해서가 아니라, 지켜드리지 않아서..
너무도 죄송하고, 분통하고, 무섭고 그렇습니다.

애써 잊으며 하루를 보내고 계신다고요.?
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힘냅시다.
시민의식을 가진 선의의 국민을 믿고 희망을 갖고 기다립시다.
09-06-12

오즈  

슬프고 안타깝고...
눈물이 ㅠ.ㅠ

하늘은 착한 사람들을 너무나 빨리 데려가십니다.
09-06-11

희망지기  

너무 감동적인 글이네요.
혼자서 눈물을 훔치고 있습니다.

요즘 들어 부쩍 심해진 당신 생각~]

노무현 대통령님 보고싶습니다.

다시 돌아오실수는 없는 가요~
09-06-11

피아노꽝  

눈물이 나네요. 눈물이...ㅠㅠ
09-06-11

시원  

아침부터 눈물젖은 눈으로 출근하게 만드시네요
아~~노무현 너무나 그립습니다
09-06-12

구절초  

언제쯤이면 이 눈물이 말라줄까요...
09-06-12

lawdol  

휴....
09-06-12

꽃한송이  

저도 모르게 글을 읽다 자판에 눈물이 뚝뚝 떨어지네요....후회해도 돌아오시지 못하니....이제와 후회하는 제자신이 답답하네요...지켜드리지 않은 죄스러움....
09-06-12

불꽃행운  

눈물이 찡하네요.
왜 왜 왜 데려가셨는지???
09-06-12

Suhprise  

생각만으로도 너무 눈물이 나네요.

그냥 노무현이라는 그 이름만으로도 행복한 이들이 많았는데...

이젠 노무현이라는 이름으로 눈물이 먼저 흐르네요...

노짱님이 그립습니다....
09-06-12

행복나무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눈물이 납니다....노무현대통령님 ....
모든이들을 사랑으로 안아주셨던분....
이젠 보고싶어도 볼수없는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대통령님이 원하셨던 사람사는세상을 만드는데 함께하겠습니다...
편히 쉬세요....
09-06-12

한결가치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소박하신 저 모습이 정말 그립습니다....아...속상하네요.
09-06-14

평촌시민사랑  

마음이 여리신 우리들의 영원한 대통령...당신께선 단 한사람의 국민이게도 빚을 지지 않으셨습니다....남은 인생을 님의 그 마음에서 시작할렵니다.......지금 우리에겐 진검이 있잖아요..님을 더욱 더 빚나게 해주실 진검........첨맘............
09-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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