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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부는 바람이 느껴지는가...
대구경북시민 | 2009-06-24 16:32:24 | 조회 6747 인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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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추모콘서트 연출했던 탁현민입니다"

 

6월 21일 성공회대 대운동장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 추모콘서트, '다시, 바람이 분다'의 총연출을 맡았던 탁현민 한양대 겸임교수가 공연에 대한 소회를 담은 글을 보내왔습니다. 이번 공연은 탁 교수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던 공연이었습니다. 연세대학교 총학생회와 성공회대 총학생회가 공연의 하드웨어를 맡았다면 탁 교수는 공연의 소프트웨어를 맡아 최고의 공연을 성사시켰습니다. 그의 소회를 한번 들어보시죠. - 고재열의 독설닷컴

 

 

 

다시 부는 바람이 느껴지는가...

탁현민 / '다시, 바람이 분다' 총연출가

 

 

텅 빈 무대를 바라보는 마음은 언제나 쓸쓸하다. 설치의 역순으로 해체되어가는 무대는, 적어도 그 무대를 연출했던 연출가에게는 한 시절이 완벽하게 사라지는 것과 같다. 사라지는 시절을 그리워하는 마음. 하지만 영원히 붙잡을 수 없다는 것이 명백한 사실이기 때문에 보내야 하는 것 또한 분명한 현실이다.

 

그의 추모공연을 준비하면서 이제껏 겪지 못했던 수많은 어려움과 부딪쳐야 했다. 적게는 50여회 많게는 100여회에 이르는 공연들을 매년 만들어 내면서, 때로는 출연진으로 때로는 장소로, 때로는 돈 문제로 고심했던 적은 있지만 이번 공연은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의 추모공연이 '추모'라는 말처럼 슬프고 무겁게 만들어져야 할 것인지, 그의 죽음을 새로운 희망으로 만들어 내는 자리가 되어야 할지 망설이지 않을 수 없었다. 함께 모여 더욱 비통한 가슴으로 돌아가는 것이 맞는지, 아니면 그의 죽음 앞에서 신나게 놀아제끼는 것이 옳은 일인지 판단이 서질 않았다.

 

그리고 이런 고민은 가수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안치환은 이 자리가 단지 추모의 의미만을 담아서는 안된다고 분명히 이야기했고, 윤도현은 공연을 통해 연대와 공존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렇게 다양했다. 단순한 추모에서 분명한 메시지 전달까지 도대체 한 번의 공연으로 담아내야 할 것이 왜 이리 많은지 곤혹스러웠다.
 


연출을 부탁받고 구상을 시작했던 때는 불과 공연을 열흘 정도 남겨놓은 상태였다. 사실 그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나서부터, 공연을 생각했었지만 쉽사리 나서지 못했었다. 그를 위한 공연은 최상의 구성과 최고의 시스템으로 그래서 가장 아름다운 공연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이었다. 죽은 그를 위한 헌정공연은 당연히 그래야 마땅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많이 망설였었다. 단 1원도 마련되지 못한 제작비용과 학생들은 자신하지만 연세대학교 노천극장이라는 곳이 확보하기 쉽지 않은 공간이라는 판단, 그리고 비루하지만 공연 연출가로서 앞으로 먹고살기 힘들어질 것이라는 (보이지 않는) 위협 때문이었다.

 

제안을 받던 그날 밤, 집으로 돌아가 7년 전에 했었던 '바람이 분다'의 공연 테이프를 찾아 보았다. 그리고 그 속에 있던, 정태춘과 박은옥과 노찾사와 그리고 윤도현과 크라잉넛과 김제동을 보았다. 명계남과 문성근도 모두가 웃는 얼굴로 새로운 시대를 열자고 노래하고 소리지르는 것을 보았다. 물론 노천극장을 가득 채운 노란 풍선과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들도 보았다. 하지만 여전히 망설여졌다. '과연 이 공연을 해야 하는 것일까?'

 

연출을 결심한 것은 스치듯 음향콘솔을 비추던 중계 카메라가 내 모습을 잠시 비추었을 때였다. 웃고 있는, 뭔가 두근거리는 표정으로 무대를 바라보며, 신나 죽겠다며 음향감독의 등을 두드리는 나를 보았을 때였다. 기억해 보니 그날의 공연도 이번만큼 어려운 공연이었다. 대선 직전, 선거법 위반의 구체적인 위협과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는 데에 따른 출연진 확보의 어려움, 턱없이 부족한 제작비용과 아무런 홍보도 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나는 웃고 있었다. 그렇게 밝게 웃을 수 없었다.
 
고백컨대 공연을 연출한 연출가의 입장에서 '다시 바람이 분다' 공연은, '다시 웃을 수 있기를' 소망하는 공연이었다. 결국 공연을 하기로 결심했던 것이 대단한 의미나 절절한 추모에 뜻을 두었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다시 웃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 때문이었다는 말이다.

 

 

거창한 무엇을 이야기하지 못해 많은 분들께 죄송하다. 가수들과, 수많은 관객들 때문이라고 말하지 못해 미안하다. 돌아가신 '그'를 위해서라고, 그래 민주주의나 아니 포기할 수 없는 가치 때문이라 고백하지 못해 정말 미안하고 죄송하다. 하지만 이게 사실이다.

 

오로지 7년 전 그 날처럼, 제대로 웃고 희망을 생각하고 미래를 낙관하기 바라는 마음, 그 마음 때문에 나는 공연을 연출했다.
 
눈물을 멈추기 위해서는 웃어야 한다. 슬픔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기뻐해야 한다. 절망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오로지 희망을 찾아야 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그를 살리기 위해, 또 다른 그를 만들어 내고 우리가 모두 그가 되기 위해서는, 이제 그만 그를 보내야주어야 한다.

 

보내야만 하는 그를 가능하면 멋지게 보내주고 싶었다. 후회 없이, 뜨겁게, 눈물나고 신명나게, 그리고 절절하게 보내주고 싶었다. 공연이 한없이 길어지고, 공연의 내용이 슬픔에서 기쁨까지, 눈물에서 웃음까지를 담아낸 까닭이 여기에 있다.

 

 

이제 나는 그를 보낸다. 눈물나게 아름답던 그를 보낸다.

다시는 생각도 안하고 다시는 쳐다도 안보겠다.

꿈에서도 보지 않겠다.


이젠 내가 노무현이다.
아니 우리 모두가 노무현이다.
잘 가라, 나의 대통령.
 

 

다시 바람이 분다 공연실황을 편집하고 있습니다. 영상을 보는 내내 고통스럽고 아파서 힘이 듭니다. 왜 빨리 보여주지 않느냐고 볼멘소리 하지 마세요 누구라도 이 작업이 쉽지 않을 것입니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보여줄 수 있는 최대한을 보여줄 것입니다. 출연했던 가수들과 기획했던 사람들과 함께 가장 완벽한 상태로 그날 공연장에 함께 했던 사람들과, 공연장에 들어오지도 못했던 사람들과 바람으로 왔다간 그의 앞에 내어놓을 것입니다. 욕심 낼 수 있는 한 최대한 만지고 또 만질 것입니다.

 

몇몇 인터넷 방송과 개인이 불편한 음향과 영상으로 이 공연을 전송한 것에 화가 납니다. 이 공연은 그렇게 세상에 알려져서는 안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상의 수준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몇 일이 걸리더라도 몇 해가 걸리더라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아집이라 욕해도 할 수 없습니다. 이게 '그'에게 드릴 수 있는 우리의 마지막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원글보기

 

   

노무현, 콘서트, 바람
덧글쓰기 | 전체글 34건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사랑시  

열정이 많으신 분 같네요.

탁 교수님, 고맙습니다.
09-06-24

공허  

정말 고생많이 하셨고, 가슴이 찡한 공연이었습니다. 다시 한번 수고하셨다는 말씀 전하고, 얼릉 편집된 영상 보고 싶네요.. 탁현민 연출가님 감사합니다.
09-06-24

그림자정부  

탁현민 교수님 !!!! 감사드립니다...
09-06-24

너를위하여  

애써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분이 놓아드리는 마음이
마음에 남네요
09-06-24

무극이아빠  

고맙습니다.
09-06-24

아중리  

지방공연 계획은 없는지요
09-06-24

휘린  

고생 많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자원봉사하면서 공연 리허설에 분주하신 모습 보았습니다.
아름다웠습니다.
고맙고, 아름다운 분들이 참 많습니다.
그런 분들과 함께 웃고, 울게 해주어서 고맙습니다.
09-06-24

서북벽의 돌매화  

바람을 초대한 공연이 있었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공연은 인류 최초, 최고의 공연입니다.
09-06-24

베가번드  

아쉽긴 했지만..
부산에서도 실시간으로 열악한 음향으로 들었습니다만,
마음은 내내 뜨거웠고 내내 그를 생각하며...다음날에우리를생각하며 공연을 지켜 봤습니다
고생하셧습니다
좋은 영상,음향으로 다시 보길 기대 합니다
49제 때 볼수 있었음 한다는 바램을 적어 봅니다
09-06-24

동서통합  

교수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수고하셨습니다.
09-06-24

따뜻한 세상을 위해  

탁현민 교수님, 정말 감사합니다.

교수님같은 분이 계셔서 우리에게 희망이 보입니다...
09-06-24

박무  

고맙습니다.
덕분에 슬픔이 많이 정제되었습니다.
09-06-24

정의를 꿈꾸는자  

가지 못한 맘 짧은 동영상과 사진으로 많은 위로 받았습니다 지금은 끝이 아니고 또 다른 시작임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앞으로 해야할 일들이 너무 많군요 힘내서 화이팅
09-06-25

해냄나라  

우리가 다시 환하게 웃을 수 있는 그 날이오기를 진정 바랄 뿐입니다.
고생 만으셨습니다..감사합니다.
09-06-25

지원  

애쓰셨습니다...
09-06-25

사랑과감사  

탁현민 교수님! 고생많이 하셨습니다.
쉽지 않은 일 이었을텐데...
추모와 희망이 함께 어우러진 좋은 공연이었습니다.
09-06-25

그대가까이  

고맙습니다...
09-06-25

산구절초  

우리의 뜨거운 마음을 더욱더 느낄수 있었습니다..고맙습니다..ㅠㅠ
09-06-25

하니  

“ 눈물을 멈추기 위해서는 웃어야 한다. 슬픔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기뻐해야 한다.

절망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오로지 희망을 찾아야 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그를 살리기 위해, 또 다른 그를 만들어 내고 우리가 모두 그가

되기 위해서는, 이제 그만 그를 보내야주어야 한다.

이제 나는 그를 보낸다. 눈물 나게 아름답던 그를 보낸다. 다시는 생각도 안하고

다시는 쳐다도 안보겠다. 꿈에서도 보지 않겠다. 이젠 내가 노무현이다. 아니 우리

모두가 노무현이다. 잘 가라, 나의 대통령. ”

탁현민 교수님의 이 글에서 또 다시 눈물이 나는군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09-06-25

용이  

고맙습니다.

다히한번 고맙습니다.
09-06-25

기억ㆀ  

정말 고맙습니다. 애쓰셨습니다. 짝짝짝!!!
09-06-25

노르웨이숲  

감사합니다. 애 써주셔서

힘들 때 일수록 웃으면서 희망을 말해야겠지요.
09-06-25

형아  

다시 한번 힘내도록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우리의 바람대로 좋은세상 오겠지요.
09-06-25

불꽃행운  

감사합니다~~
09-06-25

자옥이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감사드립니다.
빨리 편집된 공연 보고 싶네요.
09-06-25

이제트  

완성된 영상을 보고싶습니다

우리 모두의 숨과 열기를 온전히 담아내시고자

보이지 않는 수고를 하신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09-06-25

민들레0  

난 이럴때 말 해요.언 소 주. 우리 심문 제대로 된 신문 한부씩만 보자고.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편 이라고..제발 수구에 맞설수 있는 건 신문 보는ㅇ거라고.
수구들은 꼭 조중동 중 하나 는 꼭 보더라구요.
나름대로 여론 결과에요.제발 우리 경향,한겨레 중 한곳은 보자구요.
그리햐여 수구신문 제치고 당당히 여론 말할 수 있는 언론광장 만들어 보자구요.
09-06-25

코수모스 길  

탁현민 교수님, 정말 감사합니다.
09-06-26

ok1310  

교수님 정말 수고많았습니다
09-06-26

haco  

정말로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그 공연안에서 함께 울고 웃으며 행복했습니다
앞으로 나아갈 용기와 희망을 얻었습니다

우리가 사랑했던 노짱을
가슴 깊이 느낄수있었습니다

정말 좋은 공연 고맙습니다
09-06-26

민준연  

그대라는 분이 계셔서 구분이 더더욱이 좋으실 겝니다. 감동입니다. 수고하세요. 언제 제가 소주한잔 올립죠...
09-06-26

보헤미안(노짱1)  

훌륭한공연 감사합니다 ..한번더 모두에게 노짱을 느낄수있게해주셔서 고맙고 고맙습니다
09-06-30

소리치5  

고맙습니다.
부산에서도 성공적으로, 그리고 좀 더 새로운 모습과 미래지향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거라고 믿습니다.
09-07-01

미르데  

탁현민님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09-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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