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시민주권운동과 정당개혁운동
풀뿌리 민주주의와 함께 시민주권운동의 한 축은 정당개혁이다. 진정한 정당개혁운동을 논의하기 위해서는 우선 한국내 정당구조의 문제점이 어디에서 시작된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필요하다. 만일 이에 대한 고찰이 부족할 경우, 그동안 수없이 지속된 정당개혁운동 - 흔히 과거에는 정풍운동이라 불리었다. - 의 실패역사를 되풀이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 정당구조가 가지는 가장 문제의 핵심은 "인물중심의 정당"이라는 점이다. 즉 현재의 각 정당은 어느정도 영향력과 대중적 인지도를 가진 소수의 인물을 중심으로 정당이 운영된다는 점이 문제의 핵심이다. 여기서부터 비민주적 정당운영의 모든 폐해가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소수의 인물중심의 정당에서는 필연적으로 계파정치가 이루어질 수 밖에 없으며, 각 계파의 세력확장을 위해서는 당원이 주인이 되는 진성당원제도는 부인될 수 밖에 없으며 패거리 정치문화나 조직동원 중심의 패거리 문화가 판을 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정당은 철저히 보스중심의 하향식 의사결정 구조가 고착화 될 수 밖에 없다.
또한 소수의 인물중심 정당은 필연적으로 계파보스를 중심으로 한 분열과 야합이 이루어 질 수 밖에 없다. 즉 각 계파는 계파보스의 안녕과 당선을 위해 일반 국민들이나 당원들과는 전혀 다른 의사결정을 할 수 밖에 없으며, 이를 위해서 이념과 지향이 전혀 다른 세력들의 이합집산을 할 수 밖에 없다.
결국 대한민국 기형적 정치제도인 제왕적 대통령제가 정당에도 이입되어 제왕적 지도자 중심 정당체제가 고착된 것이 현 정당구조의 현실이다. 과연 이러한 상황에서 진성당원이 중심되는, 상향식 의사결정이 보장되는 민주적 정당이 뿌리를 내릴 수 있을까?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만 할까?
우리는 지난 2002년 개혁정당을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서 자발적으로 당비를 내고, 당비를 내는 당원의 의사에 따라 당의 의사가 결정되는 민주적 정당정치의 가능성을 시험해 보았다. 하지만 그 시도는 결국 한계에 직면할 수 밖에 없었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필자는 개인적으로 개혁정당마저도 인물중심의 정당이 가지는 한계에 희생될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정당이 지향하는 목적이 너무나 협소했다는 것도 한계의 원인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이러한 과거를 되풀이 하지 않아야 하지 않을까?
그러면 앞으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정당은 어떠해야 할까? 우선 인물중심의 정당 건설은 제고되어야 한다. 물론 유력한 정치인 몇몇을 내세워 정당을 건설하는 것이 가장 손쉬운 창당방법이다. 하지만 이것은 그간 지속된 잘못된 정당정치의 구습을 답습하는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정당은 철저히 당원중심의 정당이 되어야 한다. 비록 느리고 어려울지 모르지만, 소수의 유력 정치인에 기대지 않고, 깨어있는 민주시민세력을 중심으로 한 정당을 건설해야 한다.
노짱님 서거 이 후 일부 보수 언론들은 친노 중심의 신당에 관한 논의를 보도한 바 있다. 어쩌면 그들은 새로운 신당이 일부 정치인을 중심으로 한 인물중심 정당이 출현하는 것은 원할지 모른다. 왜냐하면 그러한 정당을 비판하고 붕괘시키는 것은 상대적으로 쉬운 일이기 때문이다. 즉 중심이 되는 인물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면 하부조직은 따라서 붕괴할 수 밖에 없는 치약한 조직이기 떄문이다.
우리는 과거 임진왜란을 기억한다. 임진왜란의 승전요인은 일부 장군의 영웅적인 활동에 있는 것은 아니다. 국가의 근간이 되는 민초들의 중단없는 항쟁과 조국을 지키겠다는 결진 마음이 하나로 뭉쳐 조선이라는 나라를 구한 것이다. 이러한 예는 한국사에서 부지기 수로 찾아볼 수 있다.
결국 역사의 변혁을 가져오는 것은 국가의 중심인 국민들의 단결된 힘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일부 장군들의 영웅담만을 기억하며, 난세를 경험할때마다 이를 극복할 영웅 타령만을 하고 있을까? 이런 의미에서 노짱님의 비석에 기록될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라는 문귀는 서거하신 노짱님이 살아남은 우리들에게 남겨준 어려운 숙제는 아닐까? 노짱님은 이러한 말을 통해 가장 민주적인 정당, 상향식 민주주의가 보장되는 정당, 당원이 주인되는 정당을 건설하라는 역사적 사명을 우리에게 준것은 아닐까?
7. 글을 마치면서
그간 시민주권운동에 대해서 어리석은 생각들을 나름대로 풀어놓았다. 하지만 이것이 다는 아닐 것이다. 끈임없이 고민하고, 또 무엇을 할것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과 사색이 필요할 것이다. 다만 이러한 글이 이 부분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결국 시민주권운동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조직화된 힘이 필요하며, 필자는 그 해답을 지방자치제도와 정당제도의 개혁에서 찾고자 한 것이다. 이 글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거나, 논리의 비약이 있거나, 모순이 있다면 그건 필자의 무지의 소산이기 때문에 많은 양해를 바란다.
결론은 한가지로 모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건전한 민주의식을 가진 시민들의 자발적이고 조직적인 참여가 문명의 역주행을 막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라 생각한다. "참여가 힘이다."라는 경구가 너무나 마음에 깊이 와 닿는것이 다만 필자 개인의 생각일까?
앞선 글 목록
2009년 시민주권운동에 대한 짧은 생각들... 하나
1. 구의원이나 시의원이 누구인지 아시나요?
2. 우리는 왜 지방자치제도에 대해 무관심할까? - 역사적 측면에서
3. 절대왕정과 민주주의의 잘못된 만남 - 기형적 정치제도
2009년 시민주권운동에 대한 짧은 생각들... 둘
4. 대한민국 현대정치사에서 발현되는 시민주권운동
5. 시민주권운동의 한계 - 국민이 변해야 한다.
2009년 시민주권운동에 대한 짧은 생각들... 셋
6. 시민주권운동의 한계를 넘어 성공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