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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은 이제 가셨지만, 저는 영원히 님을 보내지 않으렵니다.
김반장 | 2009-07-12 12:15:19 | 조회 4806 인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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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이 떠나시기 한 달 여 전에 외치신 이 절규를 듣고,

님이 좋아서 쫓아다녔던 지난 10년을 추억하였었습니다.

 

님이 없었다면 의미없었을 10년이었습니다.

님이 있었기에 풍요로웠던 10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10년을 꾸었던 행복한 꿈을 이제 깰 시간이 왔다는 것을 님의 절규를 듣고 깨달았습니다.

 

세상 그 누구보다도 저들 앞에 당당했던 님이었습니다.

세상 그 누구보다도 저들에게 굴복하지 않았던 님이었습니다.

그랬던 님이 괴로워하고 고통스러워하고 좌절하는 모습을 보며,

이제 님과 함께 꾸었던 꿈을 그만 깨어야 하겠다고 생각했던 것이었습니다.

 

님께서 그 무거운 십자가를 계속 지고 가시게 하기가 너무 미안하고 무서웠습니다.

님께서 지고 가시던 그 십자가를 다른 누군가에게 대신 지게 하는 것도 너무 미안하고 무서웠습니다.

 

그래서 눈물을 흘리며 핸드폰을 열어 문자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님 덕분에 알게 되고 친하게 지냈던, 님과 나와 함께 꿈을 꾸었던 많은 이들에게요.

 

중세암흑시대가 1000년이었습니다.

한 사람의 일생동안 세상이 바뀌는 것을 보는 건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1000년의 관점으로 역사의 진보를 보고자 합니다.

그 분 덕분에 맺게 된 인연들을 소중히 여기며 그 분과 함께 했던 기억과 추억들을 소중히 여기렵니다.

 

문자를 보낸 이들 중 한 사람에게 전화가 바로 걸려왔습니다.

가장 오래 전에 만났고, 가장 깊게 함께 꿈을 꾸었던 이였습니다.

문자 내용을 보니 마치 제가 자살을 하려는 것처럼 느껴져 걱정되서 전화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깨달았어야 했습니다.

님의 절규를 들은 내 마음이 이 정도일진대, 정작 님의 괴로움과 한은 어느 정도였을까.

 

님이 꾸던 꿈과 님이 추구하던 가치를 이루는 그 길에,

정작 님 자신이 방해가 된다고 님이 생각하고 느끼고 그래서 좌절할 때,

님이 그 꿈과 가치를 위해 어떤 선택을 하실지 예측했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님이 말려도 매주마다 봉하마을 가서 위로도 해드리고,

매일마다 수 천 명이 한 통씩 편지를 써서 님이 계신 곳으로 부쳤어야 했습니다.

 

님은 결국 삶의 끝까지 저 무도하고 패역한 자들에게 무릎을 꿇지 않았습니다.

 

그래요, 님의 삶이란 게 언제나 그랬지요.

모두가 무릎꿇으라 할 때 홀로 꼿꼿하게 머리를 들고 사자후를 외치셨던 님이었지요.

대의를 위해 님이 버려야 할 것이 있으면, 아낌없이 버리던 그런 님이셨지요.

 

그렇게 님이 가진 것들 하나하나 버리고 죽으실 때마다,

님을 사랑하는 백성들을 하나둘씩 만들어

그렇게 다시 부활하고, 죽고, 부활하고를 반복하던 그런 님이셨지요.

 

더 이상 버릴 수 있는 게 없어진 님은 결국 마지막 남은 님의 목숨까지 버리고 가셨군요.

좌절에 빠져 무도하고 패역한 저들에게 속절없이 당하고만 있던 우리들에게,

사람사는 세상의 꿈을 죽을 때까지 잊지말라고 그렇게 온 몸을 던져 깨우치시고 가셨군요.

 

그래요, 님 덕분에 저는 죽을 때까지 좌절하지 않을 거예요.

님을 좇아다녔던 그 기억과 추억은 제가 죽을 때까지 자랑스러운 긍지로 남아있겠죠.

님이 나로 하여금 꾸게 했던 사람사는 세상의 그 꿈, 죽을 때까지 잊혀지지 않을 꿈으로 남아있겠죠.

 

그래도 이 글을 쓰면서 주체할 수 없이 흐르는 눈물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님은 너무 사랑스러운 사람이셨으니까요.

 

피도 눈물도 없는 강철의 혁명가가 아니라 누구보다도 사람냄새 고향냄새 나는

내 곁의 아버지같은, 형같은, 오빠같은, 친구같은,

그런 사람이셨으니까요.

 

님은 님을 버리시라 하셨지만, 그리고 이제 님은 슬픔과 고통과 노여움이 없는 하늘나라로 가셨지만,

저는 님을 영원히 내 마음 속에서 보내지 않으렵니다.

 

님의 웃음, 님의 목소리, 님의 눈물.

님의 꿈, 님의 사상, 님의 용기.

 

그 모든 것들을 내 마음 속에 님과 함께 고이 모시려 합니다.

 

그래야 님의 그 고단했던 삶이 헛되이 되지 않겠죠.

그래야 님의 그 가슴아픈 죽음이 헛되이 되지 않겠죠.

그래야 님을 죽인 저들이 우리가 결국 성공했어라고 어둠 속에서 킬킬대지 않겠죠.

 

잘 가세요, 노짱님.

 

나를 그나마 사람처럼 만들어 준

내 젊은 날을 사람사는 세상의 꿈과 희망과 감동으로 가득 채워 준

또 다른 아버지같은 당신.

 

 

 
     

노무현
덧글쓰기 | 전체글 12건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key아저씨.  

김반장님글 정말 눈물로 내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그런데 아쉬운 것은 왜 김반장님 같이 능력 있으시고 ...의지가 강하신 분이 나약한 얘길하십니까..

이제 김반장님이 느끼고 결심하고 내가 느끼고 결심한 ...

그리고 우리 모두가 느끼고 다짐하는 ...가신님의 유업을 이어야지요..

이세상에 구현해야지요..

전 이제 부터 현실적으로 슬슬시작할 겁니다..

우리 함께해요...그래서 우리 시대에 그분이 그토록 원했던 시대 한번 만들어 보자구요..

화이팅 한번 합시다..
09-07-12

nolza  

나를 그나마 사람처럼 만들어준,

내 젊은 날을 사람사는 세상의 꿈과 희망과 감동으로 가득 채워준,

또다른 아버지같은 당신
==========================================================
또다른 아버지 같은 분이라서...그래서 이렇게 많은 눈물이 흐르나 또 생각해보네요.
그나마 사람처럼 만들어 주셨는데 우리 힘내서 열심히 사람답게 살아봅시다.
눈물이 흐르면 닦고 갈 길은 가야지요.
09-07-12

완행열차  

대표자 모임때에 김반장님의 당당한 모습 아직도 기억 하고 있습니다
힘이 든다는 것은 그만큼 열정이 있어서 입니다...3년6개월후 꼭 복수 합시다 함께 손잡고...
09-07-12

휘린  

피도 눈물도 없는 강철의 혁명가가 아니라 누구보다도 사람냄새 고향냄새 나는

내 곁의 아버지같은, 형같은, 오빠같은, 친구같은,

아! 나의 대통령님
09-07-13

아랑아빠  

님을 좇아다녔던 그 기억과 추억은 제가 죽을 때까지 자랑스러운 긍지로 남아있겠죠. 2
09-07-13

촌삐가리  

만들어야지요.
우리시대에 그분이 그토록 원했던 "사람사는 세상"을 우리가 만들어야지요.
이제부터라도 새로이 마음을 다지고 일어나서 우리한번 만들어봅시다.
09-07-13

무극이아빠  

님은 님을 버리시라 하셨지만, 그리고 이제 님은 슬픔과 고통과 노여움이 없는 하늘나라로 가셨지만,
저는 님을 영원히 내 마음 속에서 보내지 않으렵니다. 2

고맙습니다.
09-07-13

시민시우  

당신과 동시대에 살았다는것만으로도 저에겐 영광입니다
사랑합니다 보고싶습니다
09-07-13

이제트  

님이 꾸던 꿈과 님이 추구하던 가치를 이루는 그 길에,

정작 님 자신이 방해가 된다고 님이 생각하고 느끼고 그래서 좌절할 때,

님이 그 꿈과 가치를 위해 어떤 선택을 하실지 예측했어야 했습니다. 2

함께 한 세월, 내내 행복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들 가슴에 원칙과 상식을 강하게 심어주신 분입니다
보고 싶습니다.
09-07-13

기억ㆀ  

지금 이 시간도 지나고나면 기억이 됩니다.
산다는 것은, 기억을 만들어 가는 것,

그분은 우리 기억속에 영원히...
09-07-13

누리보듬  

삼백예순날 어~~찌 하루라도 잊으리오...너무 보고 싶습니다.
09-07-16

ahr  

슬픔이 이렇게 오래가는 것은.........................
정말 아버지 같으신 분.............
슬픔이 이렇게 오래가는 것은.........................
정말 아버지 같으신 분을 지켜드리지 못하고 만 나의 죄책감의 고백인 것 같습니다.
그분의 옳고 그름의 기준과 실천의 모습을 떠나서, 그분의 사상과 진정성의 모습을 떠나서
두자녀의 아버지로서 제가 그분을 진정 아버지 같이 느끼는 이유는 제가 되고 싶었던 아버지의 모습을 그분에게서 보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군에 있을 때 아버지를 떠나 보냈고, 타국에 있을 때 또 이렇게 또 한명의 아버지를 떠나보내드렸습니다.
이제 제 인생에 다시 떠나 보낼 아버지는 남아있지 않을 것 같습니다.
언젠가는 제가 떠나는 아버지가 되겠지요.....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희망의 정수리에 들이붙는 것이 저같은 평범한 사람에게는 감당하기 힘들게 느껴지지만 저도 언젠가는 떠나갈 아버지이기에 노력해 보렵니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그리고 지금 이 감정을 우리 아이들에게 얘기 해 주기 위해....
김반장님의 글에 많이 위로받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09-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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