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명숙이사장에 대한 정치공작분쇄 1] 믿음의 힘
강기석 / 노무현재단 홈페이지 편집위원회장
20년, 30년 만에 독재의 망령이 돌아왔다고들 합니다. 그 망령은 법을 집행하는 자들의 타락한 모습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선량한 시민들이 ‘악법도 법’임을 굳게 믿으며 군말 없이 법체계에 복종하는 것은, 누구도 법 앞에 평등하다는 최소한의 전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정권이 바뀌자마자 법집행자들이 오히려 앞장 서 법의 공정성을 농락하는 과거의 행태가 무덤에서 기어 나옵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유권무죄, 무권유죄’ 정도가 아닙니다. 아예 혐의를 날조해 뒤집어씌우는 정치공작에까지 법을 악용하는 행태도 그대로 살아났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의 법은 그들의 손아귀에서 저울을 잃어버리고 흉기로 변한 칼만 남았습니다.
이 칼날은 한명숙 개인을 향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범민주세력 모두를 겨누고 있는 것입니다. ‘5만달러 수뢰’ 혐의를 만들어 친노세력의 맏누이 격이며 범민주세력의 대표적 정치인을 얽어 넣으려는 대담한 짓을 하려니 뻔뻔하고 교활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우선 자신의 인맥을 부풀리고 과시하던 사업가를 잡아 겁박하여 없는 건 만들어내고 있는 건 부풀립니다. 이 과정에서 뭔가 은밀한 거래가 이루어지겠지요. 이제 그림이 된다싶으면 곧바로 특정 수구신문들과 공조체제를 구축합니다. 이 과정에서 최소한의 공정성을 가장한 이미지조작도 필수적으로 등장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도 비록 돈의 출처는 달라도 몇몇 한나라당 국회의원에 대한 수사가 동시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다른 신문들과 방송들까지 ‘제일 먼저’는 물론이고 ‘가장 파괴적인 것’ ‘가장 선정적인 것’을 찾아 경쟁하기 시작합니다. 바로 이 순간 대부분의 언론들이 공정·정확·균형이란 언론의 절대적 존재근거에 눈을 질끈 감게 됩니다. 결국 검찰과 수구언론이 공모한, 없는 것은 만들어지고 조금 있는 것은 크게 부풀려진 혐의사실은 수사과정과 재판과정에서 마치 진실인 것처럼 국민들의 뇌리에 박히게 됩니다. 유무죄의 문제는 이미 중요한 것이 아니게 됩니다. 피의자의 명예는 이미 만신창이가 된 후이기 때문입니다.
공인에게 명예는 생명과도 같은 것이라고 할 때 가히 ‘검찰살인’ 혹은 ‘언론살인’이라 부를 만한 만행이 자행되는 것입니다. 이런 흉측한 프레임에 한명숙 전 총리를 떨어뜨리기 위한 작업이 지금 시작된 것입니다.
왜 지금 한 총리를?…
무리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4대강사업’과 ‘세종시수정방침’ ‘한상률게이트’ ‘안원구 폭탄선언’에 대한 비판여론이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국민의 관심을 분산시키려는 교란작전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특히 ‘한상률 의혹’으로부터 눈길을 돌리게 하려는 의도가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내년 지방선거 때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서 패할 경우 조기 레임덕을 피할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정치공작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노무현대통령 서거 후에 오히려 더 결집하고 있는 범민주세력 자체를 와해시키려는 의도라는 보다 근원적인 분석도 있습니다.
이유가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상식과 정의가 통하는 사회라면 법을 빙자한 정치공작적 수사에 대한 책임이 어느 단계에서든, 누구에게든 물어져야 한다는 겁니다. 현상적으로 정권은 각종 선거에서 표를 잃을 것이고 신문은 독자가 떨어져야 하며 하다못해 수사검사는 옷을 벗어야 할 것입니다. 어느 한 귀퉁이에라도 그런 책임의 두려움이 있다면 한 전 총리에 대한 수사는 당장 멈춰질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에는 상식과 정의가 통하지 않습니다. 대통령이 정말 신통하게도 민심에 어깃장을 놓는 행동과 발언만을 일삼는 상황입니다. 정권과 수구언론과 정치검찰 복합체가 일사불란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믿음에서 오는 자만심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런 자만심이 지속되는 한, 그리하여 누구도 책임질 두려움이 없다는 착각이 계속되는 한 한전총리에게 올가미를 씌우려는 작업도 계속 집요하게 진행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민주세력은 이들의 착각을 깨뜨리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이 싸움을, 애초부터 있지도 않은 혐의사실을 부인하고 해명하면서 ‘한명숙 구하기’식의 수세적 입장으로 대처한다면 이겨도 지는 싸움이 될 것입니다. 반대로 저들에게 자칫하면 정권이 날아갈 수도 있겠다, 자칫하면 신문사가 문을 닫을 수도 있겠다, 검사도 자칫하면 옷을 벗고 감옥에 갈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을 갖도록 해야 합니다. 어설프게 짜인 이 대국민 검찰사기극의 정체를 정확히 인식하고 폭로하여 언젠가는 정-검-언 공모자들에게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첫 걸음은 너무나 당연하게도 민주진영의 단결입니다. 그 단결은 너무나 당연하게도 굳은 믿음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가치를 공유하고자 하는 이들이 먼저 사태에 대한 분명한 인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접촉범위를 확대해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혐의가 있다니 일단 수사를 받고 대질도 하고 법정투쟁을 하면 되지 않나”라는 상식이 왜 허구일 수밖에 없는지를 널리, 확고하게 설명해야 합니다. “털어서 먼지나지 않는 사람 있을까”고 묻는 사람에게는 “한 총리가 바로 그런 분”이라고 분명히 말했으면 좋겠습니다. 한명숙 총리는 그래서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맡은 것이며 바로 그래서 저들이 노무현재단을 무서워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