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원 동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당대표 유시민입니다.
한가위 즐겁게 보내셨는지요?
전현직 최고위원과 시도당위원장들을 포함하여 적지 않은 수의 당원들이 10월 1일 전국당원대회를 거부한다는 성명을 낸 후로 게시판이 뜨거워졌습니다. 험한 말들이 오가는 것을 봅니다. 걱정이 되어서 짧은 글을 쓰기로 했습니다.
닉네임 '그때나는' 님이 쓰신 것처럼 우리 당원들은 공통의 지향을 지녔지만 모두가 서로 조금씩 다르고 조금씩 부족한 사람들입니다. 당대표부터 평범한 주권당원들까지 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조금씩 다르고 조금씩 부족한 그대로 동지가 된 사람들입니다.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민주노동당과의 통합, 쉬운 일이 아닐 뿐만 아니라 누구도 옳은 선택이라고 확언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하고 싶은가? 이렇게 묻는다면 저는 반반입니다. 두려움과 설레임이 꼭같은 무게로 다가옵니다. 정말 해야 하는가? 이렇게 묻는다면 저의 대답은 확실히 '그렇다'입니다. 이것이 저의 판단입니다. 그러나 우리 당원들은 누구나 자기의 판단을 형성하고 말하고 그것을 관철하기 위해 분투할 권리가 있습니다. 오늘 이 시각 우리 당원들은 이 문제에 대해서 서로 다른 판단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앞으로 토론하고 선택할 기회가 충분히 있습니다. 중앙위원회가 전국당원대회 일정과 의안을 결정했기 때문에 온오프라인에서 당이 공식적으로 주관하는 당원토론회를 열 것입니다. 당원대회 결과가 어떻게 되는냐에 따라 당의 진로와 운명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 우리는 각자의 전망과 판단을 함께 나누게 될 것입니다. 이견의 존재와 그 이견의 충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주시면 좋겠습니다. 격렬하되 정중하게 토론했으면 합니다. 통제되지 않은 감정의 표출, 이견을 가진 당원들의 동기에 대한 억측, 그런 것들에 의거한 인신공격을 자제할 것을 부탁드립니다.
전국당원대회를 준비하면서 제가 걱정하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토론과정에서 감정적 대립이 격화된 나머지 투표 결과가 나왔을 때 자기의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당을 떠나게 되는 것이 첫번째입니다. 그렇게 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당원들의 참여가 부진해서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하는 결과가 나오는 것이 두번째입니다. 국민참여당의 창당정신을 스스로 부정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 두 가지를 빼면 제게는 어떤 걱정도 없습니다.
이번 전국당원대회는 당의 운명에 결정적인 변화를 가져올지 모릅니다. 당대표의 저의 정치적 운명에도 마찬가지로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수 있습니다. 당원 동지여러분의 삶에도 큰 변화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저의 정치적 운명, 당원들의 자존심, 우리의 창당정신, 그 모두가 소중합니다. 그런데 아직 작은 신생정당인 우리당의 결정이 대한민국 정치의 진로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그 모든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권교체와 정치혁신, 정의를 실현하는 대한민국을 원하는 국민의 요구와 소망을 실현하는 것이라 저는 믿습니다. 이런 믿음 위에서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의 길을 추구해 왔습니다. 전국당원대회를 앞두고 당원 동지 모두와 고민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기우일지 모르겠습니다만, 다시 한 번 당원 동지들께 호소합니다. 누구의 생각이 옳은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이견을 가진 동지들이 옳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각자가 서로를 존중하면서 진솔하고 격하게 토론합시다. 늦어도 다음 주 초에는 이번 전당대회 의안에 반대하시는 당원들께서 마음껏 자기의 소신과 판단을 표출할 수 있는 공개 토론회를 열게 될 것입니다. 저도 함께 하겠습니다. 모든 당원들의 관심과 참여를 기대합니다.
2011. 9. 16
당대표 유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