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내용
[오마이뉴스 이주연 기자]
'새로운 진보정당을 만들겠다'는 통합진보당 내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신당권파는 7일 오전 진보정치혁신모임(가칭)을 만들었다. 국민참여당계와 진보신당 탈당파인 통합연대, 구 민주노동당계 비주류 등 이른바 '혁신의 3주체'가 총 망라됐다.
심상정 전 원내대표는 "오늘 모임은 통합진보당 내에 혁신을 추구하는 세력들이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에 나서는 첫 논의 모임"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오늘 당 내 논의를 출발로 해서 당 안에 혁신을 거부하는 세력을 제외한 모든 세력과 당원들을 결집시키고 당 밖으로는 13일 민주노총 결정을 계기로 해서 노동과 농민과 진보적 시민사회까지 아우르는 논의 과정을 만들어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신당 창당의 첫 걸음이 이날 모임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
▲통합진보당 강기갑 대표와 심상정, 노회찬 유시민, 조준호 전 공동대표가 지난 7월 31일 오전 국회 통합진보당 의원단대표실에서 긴급 조찬회동을 하고 있다.
|
ⓒ 권우성
|
심 원내대표는 "선명한 민생정당, 진보적 대중정당의 비전을 약속 어음 삼아 지난 총선에서 220만 명의 지지와 13석의 의석을 받았다"며 "그러나 이제는 약속 어음이 부도 직전에 놓여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통합진보당으로 이룰 수는 없지만, 선명한 민생정당·대중정당의 길을 가겠다는 약속에 책임지겠다"며 "여기에 동의하고 공감하는 당 안팎의 광범위한 세력과 지지자들을 묶어서 추진해 나갈 것이다, 진보정치를 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출신 조준호 전 공동대표는 "땀 흘려 일하는 노동자, 농민, 서민들의 삶과 미래를 열고자 만든 진보정당이 통합진보당이었으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형국으로 떨어졌다"며 "일부 패권적 정파에 의해 만들어진 상황"이라 규탄했다. 그는 "그래도 노동자 농민에게 희망을 던지는 미래 정치를 시작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노회찬 의원은 "당이 직면한 사태에 일방만의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다, 혁신 추진을 원활히 못했다는 면에서 혁신을 내건 측도 적잖은 책임이 있다"며 "당의 지금 상태는 녹조 낀 4대강 물처럼 흐르지 않는, 고여서 썩은 물처럼 돼버렸다, 당을 좁게 운영하고 힘든 분들의 눈높이로 내려가지 못했고 패권의 눈으로 당을 이끌어 왔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노 의원은 "우리는 애초에 국민에게 약속한 길을 다시 가려고 모였다, 책임 전가가 아니라 사태를 확실하게 책임지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어찌 보면 수많은 대가를 지불하고 얻은 기회다, 그 기회의 불씨를 이 자리에서부터 살려가겠다"고 다짐했다.
유시민 전 공동대표는 "참여정부에서 노동 정책 전반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많은 노동자와 농민들이 어려움에 빠진 문제를 해결하려 했으나 부족함이 너무 많아 미안했다"며 "마음에 부채 의식을 갖고 노동법 개정 등에 힘을 보태자는 마음에 합류한 것이다, 잘한 결정이었고 잘했다면 보람 있었을 일이라고 지금도 생각한다"며 통합진보당 합류 자체에 대한 후회는 없음을 밝혔다.
이어 그는 "원래 통합진보당에 합류 했을 때 가진 미안한 마음, 지금 느끼고 있는 국민에 대한 죄송한 마음 갖고 어려움에 처한 시민들에게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 정치 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다"며 "부족함 있지만 아예 고개를 돌리지 말고 다시 한 번 어떻게 하는지 관심 갖고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모임에는 이들 외에 강동원·서기호 의원, 이정미·천호선 최고위원, 김성진 인천시당 위원장, 권태홍 전 혁신비대위 집행위원장, 이홍우 전 혁신비대위원, 조승수 전 의원 등이 함께했다.
강기갑 "9월 안으로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 마무리"
한편, 강기갑 당 대표는 "9월 안으로는 어떤 일이 있더라고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을 마무리하겠다"며 창당 시점을 못 박았다.
이날 YTN 라디오 < 김갑수의 출발 새 아침 > 에 출연한 그는 "집을 허물어야 새 집을 지을 수 있다, 해체의 목적이 아니라 진보정당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할 수밖에 없다"며 "새로운 정당의 창당은 분당도 해산도 아닌, 진보의 역사와 가치를 살리는 방법으로 책임을 지고 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구 당권파측과는 "정파적 패권에 대한 처절한 결별, 청산이 전제돼야 함께할 수 있다"고 전제한 강 대표는 '세가 부족하지 않겠냐'는 우려에 대해 "진보의 새집을 짓는 것은 당내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당 외적으로도 진보를 희망하는 분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이 해산되면, 신당권파 측 비례대표 의원들은 의원직을 유지하지만 분당 및 탈당 절차를 밟게 되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그러나 당 해산 절차를 밟을 시, 구당권파의 숫자가 상대적으로 많아 해산이 무산될 가능성도 있는 상황.
실제 구당권파는 '새로운 진보정당'을 만들겠다는 움직임에 "당을 파괴하려 한다면 당연히 막아야 한다"는 결사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구당권파 측 이상규 의원은 6일 기자회견을 통해 "당 대표가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 등의 발언을 한 것은 당헌 당규를 심각하게 훼손한 것으로 당의 분열과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의 해산은 당원 과반수 투표참여와 투표참여 인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으로 결정하도록 돼있다, 당 대표에게 파괴의 권한은 없다"며 "그 누구도 당의 분열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새로운 진보정당을 건설하겠다는 통합진보당의 향후 행보가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상하게 하는 대목이다.
권영길 ,문성현 천영세 민노당 전대표 3인 신당 창당 지지
서울=뉴시스】장진복 기자 = 통합진보당 '신당권파'가 '구당권파'와 결별을 선언하고 새로운 정당 창당의 필요성을 합의한 가운데 민주노동당 전직 대표 3인이 '신당 창당'에 공감한다는 입장을 7일 밝혔다.
민노당 권영길·문성현·천영세 전 대표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통합진보당이 지난 3개월 동안 추진했던 혁신은 무위로 돌아갔다"며 "국민의 신뢰를 잃은 지금의 통합진보당은 진보정치를 담을 그릇으로 효용이 다했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날 통합진보당 강기갑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구태와의 결별을 통한 창조적 파괴'를 제안한 것과 관련, "깊게 공감함을 밝히는 바"라며 "낡은 질서와의 담합을 거부하고, 새로운 진보정당을 건설하려는 모든 분들의 노력에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새로운 진보정당의 건설을 정치의 본래 주인인 노동자 농민 서민을 당의 주인으로 세우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며 "진보정치의 과오로 고개를 돌려버린 노동자 농민의 마음을 다시 돌려세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심상정 전 원내대표, 유시민·조준호 전 공동대표, 노회찬 의원, 조승수 전 의원, 강동원·서기호 의원, 천호선·이정미 최고위원 등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보적 정권교체와 대중적 진보정당을 위한 혁신추진 모임(가칭)'을 갖고 구당권파와 함께 갈 수 없음을 확인하고 신당 창당의 필요성에 의견을 모았다.
현대 증권 노조 집단 탈당 결의, 혁신파 지지 선언
현대 증권 노동조합 당원 218명이 통합진보당을 집단탈당하고, 새로운 정치활동을 모색키로 했다고 7일 밝혔다.
이날까지 개별 탈당한 당원은 23명이며, 휴가기간을 고려 차후 100여명이 추가 탈당한다.
민경윤 전국민주금융노동조합 현대증권지부 위원장은 "민조노동당 창당 이후 후방에서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며 "그동안 진보라는 철학과 함께 투쟁했던 통합진보당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희망을 모두 단절한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노동과 진보의 가치가 존중되는 새로운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혁신정치 세력과 연대할 것"이라며 "야권연대를 지속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현대증권 노조는 통합진보당 앞으로 집단 탈당을 통보했다.
민 위원장은 "4.11총선 이후 당내 부조리와 부정에 대해 개혁을 기대했으나 구 당권파의 권력에 대한 이기심과 김제남 의원의 사기극으로 인해 탈당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