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대선의 문재인 후보는 민주화 이후 민주 야권의 선거 역사상 가장 '적은 차이 및 높은 득표율'로서 낙선했다. 문재인 좋아서만이 아니라 '정권교체 필요성'에 의한 단일후보 요구가 강할 수 밖에 없었던 'MB정권 실정과 폭정' 때문이라는 반박도 있을 수 있지만, 문재인에 대한 호불호와 관계 없는 표심이라는 주장 자체는 유권자에 대한 모독으로 비춰져 적절치 않다고 본다.
그러나 비록 민주당의 대선 패배가 부정개표에 의한 것이라는 의구심이 진행되고 있을지라도, 문재인 후보가 얻은 48% 득표율의 의미를 폄하할 수 없을지라도,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수 많은 결점에도 불구 야당으로서 상대후보를 추락시키지 못한 민주당 전체구성원들의 책임은 피해갈 수 없다는 것이며, 땜질식의 대응에서 벗어나 프레임 전환을 위한 구조적이고 근본적 노력에 있어 무엇을 했냐는 질책도 필요하다.
하지만 대선 패배에 대한 분석과 반성을 위해 마련된 민주통합당 의원들의 워크샵은 계파적 개인적 이해관계와 유불리 차원의 남탓으로 얼룩지고 말았다. 모든 일원이 저마다의 어떠한 책임이 있는지에 대한 목소리는 찾을래야 찾을 수 없고, 믿고 싶지 않았던 '불능정당'이라는 말이 피부에 와닿을 정도의 괴리감도 느껴졌다.
MB정부의 소통 능력 부재를 비판했던 민주통합당 일원들이 정작 대선 이후의 태도를 보노라면 대의에 따라 투표했으면서도 민주당에 비판적인 지지자들의 밑바닥 정서를 전혀 모르는 듯했고, 자신들을 지지하지 않던 유권자들을 어떻게 끌어들이냐는 근본적 고민도 없는 그들만의 소통에 의한 소통부재의 모습만 드러내고 있다.
다수 국민의 유권자들은 친노 탓이니 아니니하는 민주당의 계파적 갈등의 목소리에는 관심도 없다. 불가근 불가원으로 민주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에게 기억되는 민주당은 제대로하는 야당이 아니라 계파간 정파간의 '자리 싸움'의 정당으로 비춰지고 있었을 뿐이었다. 대의의 가치를 위한 사명감의 민주당이 아니었다는 말이다.
MB정권 동안에 수구보수 기득권층 세력의 치부를 드러내는데 있어서 보다 근본적인 대처방식으로 임하는 절박감을 통해 박근혜의 결점과 단점들이 부각된 5년이었다면 문재인 - 안철수 - 박근혜의 3자 대결 구도로 가도 무방한, 단일화가 필요없는 구도짜기를 위해 민주당이 무엇을 했냐는 것이다.
물론 이번 대선의 야권 패배에는 새누리당 편향보도의 방송장악의 원인도 매우 컸다. 그러나 민주당이 과연 방송장악의 여론독점 현상을 막기위해 어떠한 절박감이나 치밀한 대응을 해주었는지 생각해보면 고개를 젖게 했다. 최시중 방통위원장 사퇴를 위한 의지에 있어 미약하기 그지 없었던 것이 대표적 예이다.
민주당은 또한 천안함 의혹과 불법사찰, 광우병 촛불시위와 정치검찰 문제 등, 수 많은 이슈에 있어 이를 주도했거나 확산시키는 존재감을 드러낸 바가 없다. 사회적 문제 및 이슈로 확산되고서야 나서기만 했지, 시간이 지나면 '유야무야' 용두사미가 된 것이 다반사, 민주당이 주도해서 얻어낸 결과물은 거의 없다시피 했다.
하나라도 제대로 했다면 모르되, 제기되는 숨겨진 의혹이나 핵심 문제도 제대로 캡쳐하지 못한 민주당이었다. 민주당에 거리를 두고 야권을 지지하는 필자의 어느 지인은 "천안함 합조단 조사가 '러시아 - 중국'이 빠진 상태였는데도 민주당의 문제제기는 보이지 않았다"고 비판한다.
맞는 말이다. 민주당은 보수진영의 색깔론이 두려워 길게 끌면 득이 될 것이 없다는 선거 계산에만 빠져 있었다. 애초부터 진실규명의 의지가 없었던 태생적 한계의 부류가 있는가 하면, 부담스러워 회피했던 부류, 소수로 남아 포기했던 의원들이 있었을 터인데, 선거계산으로 야당이 해야할 사명 의식을 저버린 것이 큰 흐름이라면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민주당이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눈 앞의 선거만 계산하면 천안함 의혹 사건을 매진하는데 부담이 된다는 생각도 있을 수 있지만, 수구보수진영들의 치부를 드러내는 사명감이나 추진력 없이는 선거때마다 새누리당 보수진영에 깨지는 구조적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없다.
노무현 탄핵 정국이나 MB정권의 폭정, 2002년 노풍의 특출난 인물, DJ 당선 때의 연합 정치를 해서야 민주진영이 선거에 승리하는 패턴으로 계속 갈 수 밖에 없는 한계성만 반복할 뿐이다.
비단 천안함 의혹 뿐만 아니라 민생과 복지,노동과 교육 문제에 있어서도 수구보수 진영의 치부를 드러내거나 꼬꾸라지게 할 만큼의 선이 굵은 기획력과 사명감을 보여줘야 민주 야권이 선거를 치루는데 있어 승리의 연속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
그런데도 민주통합당 워크샵에는 "진보정치 해서 졌다"는 중도론 노래로 삼천포로 빠지는 소리들만 들려온다. 민주당이 언제부터 제대로 된 '진보정치' 했다고 그런 소리인지 한심하기 이를 데 없다.
이런 주장들은 주로 민주당내의 손학규계 의원들이거나 구민주계 출신 비노 의원들, 관료출신 인사들이다. 예를 들어 김영환과 박준영, 황주홍, 최종원, 김한길 등 예전 같았으면 노무현의 강한 개혁성에 대한 반감으로 흔들기만 했던 후단협류로 봐야할 인물들이다.
그 중에 김영환과 황주홍, 최종원 등은 종편에 출연해서 민주당의 진보화를 부정적으로 설명하는 등 '친노패권주의' 운운하는 자들의 정체가 무엇인지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김영환은 18대 총선에서 MB 한나라당에 기웃거린 바가 있으며, 탈렌트 출신 최종원 전 의원은 국정감사장에서 재벌 대기업으로부터 부정한 로비를 받아 문제가 된 바가 있다. 황주홍도 탈당 23인을 이끌고 중도론을 노래했던 김한길의 정체성과 같다.
물론 꼭 이념면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다. 정치관계에서의 사람 됨됨이도 시원찮을 만큼 민주당에 대한 반감을 주기만 했던 이들이다.이런 부류들이 안철수 지지입장을 표하니 안철수의 지지율에 마이너스가 된 것은 아니었을까?
정녕코 민주당의 변화를 바라는 쓴소리를 하고 싶다면 친노가 아니라 반노라 불리우는 핵심인사들이 더 큰 문제로 봐야한다. 민주화 이후 민주 야권의 선거 역사상 가장 적은 차이로 패배한 문재인 후보를 귀하게 여기는 동시에 민주당에 대한 비판 화살은 김영환과 박준영, 황주홍, 최종원, 김한길, 손학규 등 예전 같았으면 후단협류의 성질로 봐야할 세력들이 민주당을 넘어 야권을 좀 먹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 바이다.
이들은 또한 계속해서 모바일 경선에 꼬투리 잡거나 문재인 후보의 의원직 사퇴를 주장하는 등, 문재인 후보를 아끼는 뜻의 쓴소리가 아닌 계파적 경선불복의 행태로 들리기만 했다. 선거 기간 중에는 자기 일이 아닌 듯 '강 건너 불구경'했다며 이들에 대한 지지자들의 원성이 넘쳐났다.
문재인 후보가 오랫 동안의 국회 의원이었으면 모르되, 초선으로서 지역유권자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사퇴불가론을 기득권 유지로 모는 이들의 주장은 더욱 억지였다.당 밖의 지지자들을 무시하는 행태의 '모바일 선거 트집잡기'도 억지이긴 마찬가지였다.
물론 원론상으로 볼때 한 정당내의 경선이 당원을 통한 현장 투표 중심으로 가는 것이 맞지만, 그럼에도 모바일 방식 중심으로 가야 했던 것은 민주당의 당원 체제가 정책과 이념으로 구성된 것이거나 생활당원형 모델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특정 정치인에 따라 모여드는 당원 체제의 경선이라면 국민적 여론과 대의에 배치되는 결과가 될 수 밖에 없게 하는 우려가 있기에 모바일 경선을 채택하는 것이지 모바일 경선이 절대적 방법이라고 생각치 않는다.
그럼에도 현장 투표에 참여하는데 여유롭지 않는 지지자들도 있는 바, 모바일 경선에 꼬투리 잡고 문제 삼는 것은 경선 불복 행태의 연장선으로 볼 수 밖에 없게 한다. 당락을 뒤집을만한 것도 아닌 작은 문제인데도, 이를 부각하는 민주당 비노계 주장을 받아들여 종편 방송에서 우려먹는 패턴을 보게되면 우습게만 보였다.
민주당 지도부도 전처럼 선거 후의 모습에서 실망만 주게 했던 행위들을 재반복 하고 있다. 비대위 구성을 한다했더니 열린우리당 시절에 개혁파를 무시하고 모독했던, 그다지 신선함도 없는 문희상 추대로 계파간의 비루한 타협 행태만 보여주었다.
명확한 진단으로 "못한 건 못했다, 잘한 건 잘했다"는 당당함도 없이 숙이고 들어간 '삼배 사과'를 했는가하면, 대선 과정에서 쌓아온 진보적 가치를 부정하기도 했으며, 선문답식으로 난데 없이 '종편 출연 금지'를 문제삼는 황당함도 보여주었다. 그러면서 그들은 이것을 중도라고 말한다
이렇듯 이 나라 정치권에서 말하는 중도론은 진보 하기가 싫거나 자신이 없어서 회피하는 수단으로 보여지고 있다. 진보를 부정하는 중도는 보수이지 중도가 아니다. 진보니 보수니 하는 잣대도 상황의 과정과 과제에 따라 차용되는 것이지 처음부터 "보수 회귀하자"고 노래하는 민주당내의 중도론자들을 보면 헛웃음이 나올 지경이다.
그동안 경향신문과 프레시안 등은 민주야당이 진보정치 할라치면 "너네가 진보인가"라고 따져묻고 해왔다. 하지만 정작 야권 지지자들이 야당에 불만을 가진 것은 그것이 아니었다. MB 정부의 악행을 막기 위해 고발하고 확산하는 능력에 있어 야당이 무엇을 했냐는 것이 주변의 야당 지지자 목소리다.
물론 민주통합당 의원 구성원 모두가 기대할 수 없는 것이 아니다. 몇 몇 사람들 때문에 빛이 나지 않을 뿐이지 장하나 의원 및 김기식, 홍종학 은수미 김진애 등 기대되는 몇 몇 분들도 있다. 초선 의원들에 대한 기대치를 민주당 지도부가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인지의 여부도 민주당의 위기 극복이다.
하지만 현실은 10년 전의 후단협 사태가 연상되는 이름들의 잡음들만 들려오고 있으니 야당마저 이렇게가면 그렇지 않아도 박근혜 불통 정치에 시달리는 국민들만 더 피곤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