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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보다 안도감이?
사랑시 | 2013-02-19 13:14:26 | 조회 7573 인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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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엔 뭔 바람이었는지, 잘 몰랐던 'Air Supply'를 밤새 들었다. 며칠 전 라디오에서 들었던 'Here I am'에 꽂혀서 찾다 보니 그 유명한 'without you'도 그들인 것을 알았다. 남들이 팝에 관심을 두고 LP를, 카셋트를 모으던 시절에 난 뭐하고 살았는지 모른다, 알량한 공부만 했었는지도 모르지.

 

그 탓인지 아침엔 기분이 다소 가라앉아 있었다. 출근 후 바빴다면 다시 활기를 되찾았을 텐데 늘상 그렇듯, 바빴던 월요일의 뒷날인 화요일은 한가하다. 간밤의 감성 속에서 헤어나지 못해 테이크 아웃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음악이나 들어야겠다 생각하던 참이었다. 그러다 인터넷 포털을 연 순간, 검색어 상위에 떠 있는 '유시민 정계 은퇴'를 보고야 말았다.

 

별 느낌이 없었다. 그저 약간의 '깜놀' 이라 표현할 수 있는 정도??? 담담히 기사를 클릭해 읽었다. 그리고 참으로 오래만에 시민광장을 찾았다. 로그인 하려는데 비번이 생각나지 않았다. 기억을 더듬었고 예전의 습관에 의지해 손가락이 가는 대로 입력했더니 다행히 로긴이 되었다. 회원게시판엔 벌써 여러 글들이 올라와 있었다. 준마님 글을 읽으면서 약간 뭉클해졌다. 일터에 늘상 켜 놓는 라디오에선 바비킴의 '사랑...그 놈'이 애처롭게 사랑을 부르고 있었다.

 

사랑해 널 사랑해
목이 메여 불러도
너는 듣지 못할 그 한 마디
고개 떨구며 사랑 앞에 난 또 서 있다
사랑해 널 사랑해
제 멋대로 왔다가 자기 마음대로 떠나가고
왔을때 처럼 아무말도 없이 떠나가도
모른척해도 날 잊는대도
사랑은 다시 또 온다

 

그렇다. 사랑은 다시 또 올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한 때 유행하던 말이 '주어가 없다'였었는데 첨맘님 선언엔 '수식어가 없다/기한이 없다'고 하면 안되려나? '영원히'라거나 '앞으로 다시는'이라거나 하는 말은 없잖은가? 이건 '한시적 은퇴'라고 편하게 생각하면 된다. ㅎㅎㅎ, 이건 나를 위한 위안일까? 아니다, 가까이 있는 누군가도 허탈하다는데 나는 전혀 허탈한 맘이 없다. 허탈해 하실 모든 분들에게 위안이 되었으면 좋겠다.

 

누군들, 지난 독재를 지독하게 경험했던 사람이라면, 그 독재자의 딸이 대통령이 된 이 나라에 살고 싶은 맘이 있겠는가? 하물며 그 치하에서 정치를 하고 싶겠는가? 차라리 잠시 소나기 피하는 심정으로 비껴나 있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마저도 든다. 상식이 통하고 합리적인 주장이 들어 먹히는 나라여야 야당할 맛도 나는 건데 과연... 과연 그게 가능하겠는가?

 

그래서 나는 첨맘님의 선언이 전혀 슬프지도 않고 허탈하지도 않고 오히려 환영하는 바이다(비겁하다고 돌 던질 사람은 던지시옷!). 정치를 안 해도 첨맘님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그걸 생각하니 오히려 설렌다. 봉사 활동도 하고, 저작 활동과 관련된 이벤트도 하고, 재밌게 놀고... 너무 심각하지 않게 말이다. 그러지 않고서야 아직 시작도 되지 않은 5년의 암흑기를 어떻게 꿀꿀하지 않게 견뎌내겠는가?

 

난 생각한다. 사람의 그 어떤 노력도 '운명'을 당할 순 없다고. 그러기에 운명을 믿는다. 운명이 앞 길을 만들어 준다고 믿는다. 그래서 그 누구도 우리의, 첨맘님의 앞 길은 알 수 없다. 여기가, 이 지점이 끝이 아니란 걸 믿는다.

 

 

 

     

덧글쓰기 | 전체글 14건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아랑아빠  

사랑시님 살아 계셨군요. ^^
우리가 유시민을 마음에서 지우지 못한 이상
언젠가는 또 다른 운명이 첨맘님을 부를 거라는 생각...
13-02-19

사랑시  

방가워요.^^*
아랑아빠님이 반겨주시네.

아랑이가 어엿한 아가씨가 됐네요, 사진 보니.
13-02-19

진실을찾는사람  

Without you 는 Badfingers 원곡에 Harry Nilsson 이 널리 알렸ㄱ 머라이어 캐리가 리메이크 해거 한번 더 해썬 공죠
13-02-19

사랑시  

네, 그렇군요. 그 쪽에 무식함당.^^*
저는 그 목소리가 여자인지 남자인지도 잘 몰랐다네요. 묘하게 중성이잖아요.

오타가 여러군데 생긴 거 보아하니 스맛폰으로 댓글 작성하셨나 보네요.
13-02-19

모도  

큰일이 한번씩 터져야 어제의 용사들이 모습을 나타내는 군요.
저도 중앙에는 거의 1년만 ㅠㅠ
13-02-19

사랑시  

모도님, 안녕하세요?
얼굴이 가물하네용. 호호
13-02-19

용가리통뼈  

와인한잔님은요?
13-02-19

사랑시  

글씨요... 오데서 와인한잔 하고 있으려나???
좀 허탈해 하는 것 같던디요!

통뼈님도 여전히 튼튼한 통뼈 자랑하시고 계시겠져?
많은 분들이 멘붕 속에 있는 날 이렇게 와서 반가워하긴 좀 그렇고...ㅠㅠ.

첨맘님이 어디에서 무얼 하시든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생활하다 보면 언젠가 다시 모두 한 자리에서 만날 날이 있을 거라 믿습니다. 운명처럼...
13-02-19

황금  

중게가 반가운분들 글로 가득한 날이네요
즐겁게 놀면서 대기하고 있으면 되겠죠?
13-02-19

사랑시  

안녕하시죠?

바로 그거예요!
13-02-20

복희씨  

바비킴 노래 좋아요^^
많은 위안을 줍니당~
13-02-20

사랑시  

안녕하세요?
여전히 활동적이신가여?

슬퍼마세요.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르는데!
안 그럼 얼마나 슬픈 일이 생길지 상상도 못하겠는데!

첨맘님이 대선 전에 말씀하셨었죠.
"박근혜씨가 대통령이 된다면 감옥 가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 같다!"고.
이 말 속에 담긴 많은 의미들이 무섭고 공포스러워요.

아시겠죠? 무슨 뜻인지?
그래서 제 글의 제목에 '안도감'이 들어간 거예요.
13-02-20

위시리  

오랜만이군요. ㅎㅎㅎ
힐링 받고~
일상으로!
13-02-20

사랑시  

저 역시 잠깐 딜따 보고 다시 일상으로~~~~ 조용히 침잠할 것 같습니다.

또 큰 일 생기면 ... 이렇게 반가운 분들, 닉이나마 보는 것이고.
정말 큰 일 생기면... 또 만나서 악수하는 날도 있겄쥬.
13-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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