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파업에 대한 생각... [166]
사라말 (d_hil****)
코레일측에서 수서발 KTX 노선의 운영을 맡을 자회사를 설립하기로 한 것을 두고 이를 철도 민영화를 위한 포석이라 판단한 철도노조에서 이에 반대하며 파업에 돌입했습니다...
일단 자회사를 왜 설립해야 하는가에 대한 코레일측의 주장은 경쟁이 없는 공기업에 자극을 주어 내부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라는 것 같습니다...
공기업들이 지속적인 적자로 과도한 부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이고 코레일 역시 14조의 부채를 가지고 있다 하더군요...
이 원인을 경쟁이 없고 그러다보니 체질 개선에 대한 노력이 없는 공기업이라는데서 찾는 것 같습니다...
노조에 대해 좋지 않은 시각을 가지고 계신 분들은 지난 진주 의료원 사태때와 마찬가지로 강성노조에 휘둘리는 낙하산 임원들이 회사를 망친다는 논리도 펴시더군요...
그리고 한편으로는 수서발 KTX 노선의 운영을 분리해 자회사를 만드는 것은 절대 민영화가 아니라는 주장을 하고 있죠...
민영화의 위험성을 막기 위한 여러가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서 민영화를 하지 않으면서도 나름대로 경쟁체제를 도입할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이에 반해 노조측에서는 코레일의 경우 과도한 부채를 가지게된 이유가 주로 정책의 실패들 때문이었다며 수익성을 과다하게 산정해 결국 그 결과로 적자를 내게된 노선을 코레일에 떠넘긴 일을 예로 들더군요...
또한 철도라는 산업이 가지는 특성상 공공 운송수단으로서 상업적 이익보다 공익을 위해 어쩔수 없이 적자 운행을 하고 있는 구간들이 있고 그래서 수익이 나는 구간들을 통해 이 적자를 보전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흑자가 예상되는 수서발 KTX 노선과 같은 곳을 분리하면서 적자를 개선하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라는 이야기도 합니다...
경쟁을 통해 혁신을 이끌어내겠다 하지만 수서발 KTX 노선을 분리한다고 해서 경쟁이 이루어진다 할수 없다는 주장도 하고 있고요...
어차피 노선이 다른데 무슨 경쟁이 되겠냐는 이야기고, 만약 같은 노선에 두 회사의 차량이 함께 운행하게 된다면 그만큼 사고 위험이 높아져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주장을 하는 것이죠...
회사측에서는 여러가지 제도적 장치들을 갖춰 민영화를 막을테니 믿어달라 하지만 결국은 민영화로 가기 위한 수순이 될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있었습니다...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전문가도 아니고 양측의 주장이 다 어느 정도는 일리가 있어보이는 내용이라 제가 여기서 무엇이 옳고 그르다라는 이야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철도노조가 마지막으로 파업을 한 것이 2009년이라 하니 무슨 매년 파업을 하는 노조도 아니고 이를 두고 강성노조운운 하는 것은 부당한 공격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처럼 파업했다가 어떻게 될지 뻔한 살벌한 분위기에서 파업 결정을 내린 것을 단순하게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이기주의라 모는 것도 별로 납득이 안되고요...
실제로 파업후 노조 간부들을 대상으로 또 손배소가 들어간 모양이고 직위해제된 직원들만 5천명이 넘던데 도대체 어떤 정신 나간 사람이 이런 상황 감수하면서 임금이나 몇푼 더 받자고 파업을 하겠습니까?...
쌍용차 노조의 경우를 봐도 그렇고 국제노동기구에서 몇차례나 수정을 권고했던 법조항을 문제삼아 법외노조를 만들어버린 전교조의 경우를 봐도 그렇고...
지금 우리나라는 강성노조가 문제라기보다는 차라리 노조의 활동을 너무 억압하는 것이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실제로 최근에 벌어지는 노조의 파업들을 봐도 강경하다는 느낌보다는 절박함이 느껴지는 경우가 더 많았고요...
노조는 아니지만 밀양 송전탑 문제로 8년이 넘게 싸우고 계신 밀양의 노인분들도 마찬가지인데요...
그 분들도 성정이 강한분들이어서 그런 것이라 생각하시는 분들 계실까요?...
만약 대도시였다면 당연히 주택가를 지나갈수 없는 고압송전탑이 밭 한복판에 만들어지니 분신을 하시고, 평생을 살아온 삶의 터전이 위협받는데 제대로된 대책도 없고 대안에 대한 고민도 해주지 않으니 그러시는거 아닙니까...
이런 일들을 보면서 참 우리나라는 갈등 조정에 미숙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이번 철도노조의 파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는데요...
코레일측에서는 노조에서 주장하는 민영화에 대한 대책 다 세워놓고 하자는 것인데 잘 알지도 못하면서 반대를 한다 주장하지만 과연 제대로된 대화를 하기는 했었는지 그것부터 의문입니다...
노사협상은 모두발언을 공개하느냐하는 문제가 합의가 안되 아예 제대로 협상시작조차 못해봤다 들었고...
사측 입장은 경영과 관련된 문제는 노조와 이야기할 대상 자체가 못된다는 이야기던데요...
법적으로야 이 이야기가 맞는 이야기일지 모르겠으나 당장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보지도 않고 정한 정책이 과연 합리적일 것이며 그 방향이 무조건 옳다 이야기할수 있겠습니까?...
공기업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경쟁을 도입해야 한다고 이야기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저는 철도의 공익적인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에 보다 더 공감이 갑니다...
그렇다면 꼭 경쟁을 통한 방법 말고 다른 대안은 정말 없는 것일까요?...
독일에서는 1951년 회사의 중요한 일들을 노사가 함께 결정하도록하는 노사공동결정권법을 통과시켜 시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노사문화가 아직 충분히 성숙하지 않아 우리나라에 적용하기 무리라 하실 분들도 계시겠지만, 공기업에 한정지어서라면 한번 시도해볼수 있는 것 아닐까요?...
중요 정책 결정을 경영진과 노조, 그리고 외부 인사들이 모두 참가하는 협의체등을 통해 결정하는 방식으로 말이죠...
위에서도 썼듯 전문가가 아닌 이상 이번 자회사 설립으로 벌어진 철도노조의 파업과 관련된 주장들을 일일히 따져가면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정확하게 논하기는 쉽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나라는 이런 갈등을 조정하는데 보다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는 것...
그리고 그러려면 무조건 한쪽에서 이것이 옳다며 따르라하기보다는 서로 보다 많은 대화를 해가면서 일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번 철도노조 파업 과정에서 과연 이런 노력들이 얼마나 충분히 이루어졌을까요?...
그리고 이를 조정해야할 책임이 있는 정치권은 이 문제에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을까요?...
최근 장하나 의원, 양승조 의원의 발언을 두고 아주 사생결단이라도 낼듯한 정치권의 모습을 보면서 새삼 한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들의 발언이 대규모로 직위해제를 당해가면서 외치는 철도노동자들의 외침보다 중요한 것입니까?...
저는 이들의 주장의 옳고 그름을 떠나 이 일에 대한 해결 방법을 찾고 의견충돌이 있을때마다 이런식으로 극단적인 강대강의 대결로 치달아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지금 정치권에서 고민해야할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출처 :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5143106&RIGHT_DEBATE=R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