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전역 우동

그때도 비둘기호 열차라고 했을거야
호남선 야간 열차가 서대전역에 들어서면
보채거나 챙겼던 추억
아버지와 나
여기에서는 꼭 우동을 먹었다
고추가루와 단무지 나무 젓가락
십분 고장난 시계
호남선 서대전역 열차는
다 먹을 때까지 기다려 줬고
뜨신 입김 풀풀 날리며
우리는 서울 간다
광주 간다

그로부터 멀리 달아난 오늘은
먼저 간 친구 배웅하고
쓸쓸한 나그네 되어
플랫폼 벤치에 앉아 빗방울 세느니

그 때의 아버지
지금은 아버지보다 나이 많은 나
먼저 간 친구
그 추억을 맛으로 새겨 둔
서대전역 우동
(2014. 12)
충청도양반 이범윤님이 멀리 가시는 날입니다. 그 얼굴, 그 술잔, 그 웃음이 떠오릅니다. 늘 고마웠던 분인데 조문 다녀오는 길에 쓴 글을 충청도양반님 영전에.......